외국인, 北위협공세에도 '바이코리아' 재개 왜?

입력 2017-04-25 06:01
수정 2017-04-25 13:40
외국인, 北위협공세에도 '바이코리아' 재개 왜?

성장률 상향·실적호조·배당 3박자…韓증시 매력 '충분'

코스피 올해 최고치 경신 이어 역대 최고점 돌파 기대 '솔솔'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사흘 연속 '순매수'를 하면서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170선을 돌파하고서 내친김에 올해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최고치인 지난달 21일 2,178.38과는 불과 5포인트 채 남겨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상향조정과 상장기업의 실적호조, 배당증가 등 주가상승의 3박자까지 갖춰 코스피가 역사적 최고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외국인, '성장률·실적·배당' 3박자 매력에 빠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날까지 사흘간 '사자'에 나서 누적기준으로 7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하루에 3천억원 이상 순매수한 건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그동안 고점을 높여온 전기·전자 주식을 팔아 치우고선 화학, 음식료, 금융, 운송장비, 통신, 건설 등 나머지 업종 주식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 상향조정과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나아지고 있는 점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최근 국내외 주요 경제 관련 기관들은 줄줄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작년 12월 제시한 2.4%에서 2.6%로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6%에서 2.7%로 수정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1월보다 0.1%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올려 잡은 것은 지난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들 기관은 세계 경제 개선에 힘입어 국내 수출이 회복되면서 경제가 예상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으로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인 2.6%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 양상을 보이며 수출이 예상한 것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작아졌고 정보기술(IT) 업황 호조로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늘리는 데다 탄핵 정국이 끝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점도 성장률 상향조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프랑스 대선 등 유럽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다소 완화한 것도 외국인 매수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전 세계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몰려드는 점도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의 원인으로 꼽혔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총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GEM 펀드 주도로 5주 연속 글로벌 투자자금이 순유입됐다.

올해 GEM 펀드로 순유입한 자금은 199억3천500만 달러로 작년 연간 203억6천800만 달러에 육박했다. 이로써 GEM 펀드와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 아시아태평양 펀드, 글로벌 펀드 등 한국 관련 펀드로 올해 순유입한 자금 규모는 798억900만 달러로 작년 연간 315억7천8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

◇ 코스피 역사적 고점돌파…'꿈이 아닌 현실'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조만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에다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과 주주친화정책 확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가 줄어들고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인 문제와 전 세계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하면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길 수 있을 다는 전망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장중 2,182.42, 종가 기준으로 같은 달 21일 2,178.38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의 역대 최고치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5월 2일 기록한 2,228.96, 장중 기준으로 같은 해 4월 27일 2,231.47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오를 때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이달에 조정을 거쳐 다음 달에 상승국면에 복귀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주주친화정책 확대 가능성에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코스피 변동 폭으로 2,100∼2,230을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의 잉여현금흐름(FCF)은 89조원에 육박해 전체 매출액의 4.5%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상장 대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활용해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전 세계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는 고점 돌파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팀장은 "코스피가 5∼6월에 역사적인 고점 돌파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의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가 2011년 2,230 넘어설 당시 125조원에서 현재 180조원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최대 목표치는 2,350 정도로 주가수익비율(PRB) 기준 11.5배 수준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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