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 투자했다' 홈캐스트 주가조작 대표 등 9명 기소

입력 2017-04-24 12:00
'유명인이 투자했다' 홈캐스트 주가조작 대표 등 9명 기소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 회사 전·현직 경영진과 시세조종꾼 9명을 재판에 넘기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홈캐스트 전 대표이사 신모(46)씨와 시세조종꾼 김모(52)씨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코스닥시장 '큰손'으로 통하는 투자자 원영식(55)씨와 홈캐스트 전 최대주주 장모(47)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4월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려 홈캐스트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2013년 11월 거액의 대출을 받아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홈캐스트를 인수했으나 영업부진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같은 시기에 황우석 박사가 대표이사인 비상장 바이오 업체 에이치바이온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다.

신씨와 장씨는 주가조작꾼 김모(43·구속기소)씨와 함께 황 박사의 명성을 이용해 홈캐스트 주가를 띄우기로 했다. 홈캐스트와 에이치바이온이 줄기세포 관련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두 회사가 서로 거액을 투자하는 모습을 연출키로 한 것이다.

2014년 4월 홈캐스트는 에이치바이온에 250억원을, 에이치바이온은 홈캐스트에 40억원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홈캐스트가 투자받은 40억원은 장씨가 에이치바이온 측에 미리 제공한 돈이었다.

이들은 유력 투자자 원씨와도 공모해 그가 홈캐스트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했다. '황우석 효과'에 '원영식 효과'까지 더해지자 개미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여 홈캐스트 주가는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장씨는 범행 뒤 회사 경영권을 포기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 121억원을 손에 쥐었다.

원씨와 주가조작꾼들은 범행을 도운 대가로 장씨 주식을 저가에 사들였고, 범행 직후 처분했다. 이들이 실현한 부당이득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받은 신주 매각대금까지 더해 총 284억원에 달한다.

원씨는 2014년부터 YGPLUS, 아이오케이, 초록뱀, 웰메이드예당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이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해 매번 투자이익을 거두면서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대부로 불린다.

검찰은 황 박사의 경우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해 입건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행으로 벌어들인 돈을 환수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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