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장악?'…中해경선, 말레이 분쟁지역 순찰(종합)
말레이, 저항 대신 中과 고위급 방위위원회 설립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해경선들이 최근 말레이시아와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루코니아 암초(중국명 베이캉안사<北康暗沙>) 주변 해역을 거의 정기적으로 순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이지만, 중국 해경선의 이런 행위는 영유권 침해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를 인용해 중국 해경선 11척이 작년 초부터 루코니아 암초 주변을 정기적으로 순찰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루코니아 암초는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해안에서 145㎞, 중국 해안에서 1천600㎞ 이상 떨어져 있으며 중국과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연구기관인 랜드 코퍼레이션의 라일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과거 10년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내 영토분쟁에서 주권을 주장하고 존재를 부각하기 위해 해안경비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민간선박을 들이받고 민간선박에 물대포를 이용하는 등 표준 안전 작업 절차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되는 전술을 택했을 뿐 아니라 지금 더 큰 칼과 총을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 내 해안경비대를 이용해 해양 영토분쟁에서 상대국 선박을 위협하고 강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국제안보 전문가인 유언 그레이엄 박사도 중국이 2015년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루코니아 암초에서 자국 선박을 철수시키는 등 남중국해에서 전술적 관용 정책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략적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움직임에도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데이비드 한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말레시이아의 경제적 의존도를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가 루코니아 암초 문제로 중국과 강하게 대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작년 말레이시아와 500억여 달러(약 56조6천억 원) 무역 거래를 하는 등 2009년 이후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최대 해외투자국이다.
호주 타즈마니아대학교 제임스 친 교수는 "남중국에서 중국이 부상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무도 이를 어떻게 다룰지를 모른다"고 말했다.
친 교수는 미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게 돼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지 않았다며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남중국해보다 북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고위급 방위위원회를 설립해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레이시아 더 스타 온라인 등이 보도했다.
히사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1일부터 3일간 중국 방문 때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이같이 합의했다며 남중국해 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히사무딘 장관은 방위위원회가 더 실용적이고 구조적인 방위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육군 참모총장과 공군 참모총장에게 추가로 방위 협력을 논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히사무딘 장관 방중 기간 중국으로부터 연안임무선(LMS) 4척을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선박중공국제무역공사(CSOC)는 21일 베이징에서 말레이시아 부스테드 해군조선소(BNSSB)와 순찰과 대테러, 수색·구조, 어업보호 등에 이용될 연안임무선 4척 발주 계약에 서명했다.
히사무딘 장관은 중국에서 방위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 처음이라며 첫 2척이 중국에서 건조된 후 말레이시아에서 나머지 2척이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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