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장벽' 갈등에 트럼프 취임 100일 정부 '셧다운' 우려
예산안 마감 임박…민주 "장벽에 한푼도 못준다" 다른 예산안 저지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멕시코 국경 장벽건설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이 풀리지 않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업무정지)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2018회계연도 예산안에 장벽건설 자금이 포함되는 어떠한 법안도 거부하며, 공화당이 관련 법안을 밀어붙이면 다른 예산안을 저지해 정부 셧다운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는 28일 정부 최종예산안 제출 마감을 앞두고 백악관은 멕시코 장벽건설 자금을 요구하며, 민주당은 장벽건설에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서로 맞선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민주당원들, 접경 지역 공화당원들은 장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장벽은 부도덕하고, 비싸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장벽건설을) 약속했다고 해도 그가 비용 수십억 달러를 납세자에게 넘기겠다고 말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화당도 멕시코 장벽 예산을 위한 싸움을 나중에 하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장벽이 들어설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많은 공화당원은 정부 셧다운까지는 없을 거라고 자신하지만, 셧다운은 워싱턴에서 권력의 지렛대를 제어하는 공화당에 위험한 도박이어서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공화당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CBS 방송 '페이스더 네이션'에 출연해 "유럽 불안정, 북한 위협 급증, 시리아 내전 등이 벌어지는 시기에 셧다운은 위험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정부를 셧다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의회가 이번 주에 벌이는 예산안 최종 협상의 핵심 쟁점이 반대에 부딪힌 국경장벽 예산투입 안건이다. 예산안 제출 마감이 임박해 의회가 국경장벽 예산안을 협상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정부 셧다운이 현실이 될 우려가 불거지자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잇따라 멕시코 장벽 예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불법이민) 무법을 종식할 수 있는 착수금을 마련하는 데 민주당이 반대해 정부를 셧다운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도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디 유니언'에서 "대통령은 장벽 예산을 포함한 예산안 제출을 고집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경장벽 필요성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왔으며, 그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국경 안전을 위한 돈"을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돼 정부 셧다운을 막을 수 있으며,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법안이 통과할 것이라고 정부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2018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멕시코 장벽건설 자금으로 내년도에 1차분으로 41억 달러(4조 6천억 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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