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전력에 부상까지…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삼성
팀 타율 10위·평균자책 9위…객관적인 전력도 바닥 수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통의 명가' 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심각하다.
전력 구성상 약팀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예상보다 더 참혹한 성적으로 4월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24일 현재 3승 2무 15패로 최하위다.
1982년 원년 멤버로 프로야구에 뛰어든 삼성이 개막 후 20경기에서 승률 1할대(0.167)에 머문 건 올해가 처음이다. 종전 최소 승률은 1995년의 0.250(5승 15패)이다.
다른 팀의 성적을 보면 부담이 더 커진다. 1위 KIA 타이거즈(14승 6패)와 9위 넥센 히어로즈(8승 12패)의 격차는 6게임이다. 9위 넥센과 10위 삼성의 간격은 4게임이다.
초반부터 삼성만 순위 경쟁에서 벌써 밀려난 분위기다.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삼성은 1선발 앤서니 레나도가 가래톳,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발목 부상으로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투타에서 큰 공백이 생겼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잠수함 우규민은 든든하게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지만,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구에 어깨 근처를 맞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급한 삼성으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는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러프는 타율 0.150(60타수 9안타)으로 부진했다.
삼성의 부진은 이미 예견됐다.
2011∼2015년 5시즌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지난해 도박 파문에 얽힌 임창용·안지만의 이탈로 불펜진이 헐거워진 데다 외국인 투수 4명이 6승을 합작하는 데 그치는 등 선발진이 붕괴해 9위로 처졌다.
무엇보다 비시즌 동안 4번타자 최형우(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차우찬(LG 트윈스)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 누수가 확연해졌다.
삼성은 "젊은 선수를 기용하면서 팀 전력을 점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승환, 권혁, 배영수, 박석민, 최형우, 차우찬이 차례대로 떠난 자리를 젊은 선수로 메우려는 계획이었다.
'투자 없는 리빌딩'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1군 투수 엔트리에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충연 등 젊은 투수가 선발 등판 기회를 얻고 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
지난해 삼성의 버팀목이었던 타선도 완전히 붕괴했다.
올해 삼성의 팀 타율은 0.237로 최하위다. 지난해 0.293으로 팀 타율 3위에 오른 위용은 사라졌다.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9위다. 유망주들이 선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현실은 참혹하다.
약점은 더 커지고, 장점은 사라졌다.
삼성이 품은 마지막 희망은 레나도의 복귀로 확실한 에이스가 생기고, 김상수가 돌아와 내야 안정을 이루는 것이다. 러프가 지난해의 닉 에번스(두산 베어스)처럼 2군을 거쳐 환골탈태하는 것도 기대한다.
그러나 확실한 반전 카드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