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카메라에 담긴 1950∼1960년대 한국

입력 2017-04-24 12:00
주한미군의 카메라에 담긴 1950∼1960년대 한국

국가기록원,전 주한미군 사진 1천300여점 기증받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1950∼1960년대 주한미군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은 국내 생활상이 국가기록원에 기증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당시 주한미군으로 안양과 용산 등에서 복무했던 닐 미샬로프와 폴 블랙으로부터 당시 우리나라의 생활사를 확인할 수 있는 희귀사진 1천300여점을 기증받았다고 24일 밝혔다.

1968∼1969년 안양 석수동에서 제83병기대대 우편병으로 복무한 미샬로프는 서울 용산 미8군 사령부를 오가며 1천200여점의 사진을 찍었다.

주한미군 부대 내 모습과 미군의 방직공장 노동자들, 한국노무단(KSC) 등 모습이 그의 사진에 포함돼 있다.

과거 지역의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중요 기록인 오산, 안양 등 항공사진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 옛 청사와 보수 중인 서울역·영등포역·장충체육관, 한강 나루터, 청계천 등 사진에는 당시의 다채로운 생활사가 생생히 드러난다.



미군정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사무실, 미국 대사관 등으로 사용된 반도호텔이 사라지기 전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1958∼1959년 미8군 사령부 인사과에 행정병으로 근무한 블랙은 용산 일대와 초창기 용산기지의 모습을 찍은 희귀사진 109점을 기증했다.

점차 모습을 갖춰가는 용산기지의 모습, 당시까지 현존하던 일제 건축물의 변천사 등을 담은 사진은 기초 사료로서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된다.

1958년 베트남 순방 후 귀국하는 이승만 대통령 환영 사진, 용산기지 인근 이태원·남영동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흥미를 끈다.

폴 블랙은 사진을 기증하면서 복무 당시 매주 부대에 놀러 와 친하게 지내던 중학생 김정섭씨의 소식이 궁금하다며 연락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앞으로 한국과 인연이 있는 해외 인사들에게서 주요 기록을 기증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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