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위안부 강제연행' 재판기록 공개에 '실체 알리기' 전개

입력 2017-04-24 10:05
반크 '위안부 강제연행' 재판기록 공개에 '실체 알리기' 전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지난 17일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에 위안부를 끌고가 난폭하게 협박했다는 전범 재판기록이 공개된 것을 계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한 '2차대전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일본군 위안부', '미국으로 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다음은 일본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날갯짓, 일본군 위안부'와 함께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만든 '소녀이야기' 등 동영상 12편을 유튜브 등에 올려 세계인에게 홍보하는 것이다.

이들 영상에는 전쟁범죄인 일본군 위안부가 일본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강제 인신매매이자 인권유린이란 점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또 범죄 사실을 부정하며 왜곡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1991년 김학순 할머니(당시 67세)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했고, 이 할머니의 용기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반크는 우선 회원 12만 명과 이메일 펜팔 교류를 하는 외국인에게 이 영상들을 알리고 있다.

앞으로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전 세계 여성 인권 문제 해결과 지구촌 시민 교육을 진행할 때 이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공문서인) 전범 재판기록이 공개되고, 일본의 의식 있는 시민단체와 학자들이 정부에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지금이 국제사회에 이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다"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바로 알리기 위해 동영상 12개를 만들었고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배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 겪었던 홀로코스트처럼 기억할 수 있도록 모든 한국인이 하나가 돼 70억 세계인의 가슴 속에 '소녀상'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7일 일본의 국립공문서관과 법무성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공문서 19건(182점)을 지난 2월 일본 정부 내각관방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공문서는 태평양전쟁 후 도쿄재판과 BC급 전범재판의 기록들로, 이 가운데 '바타비아(자카르타의 옛 명칭) 재판 25호 사건'이라는 자료에는 일본 해군의 인도네시아 특별경찰대 전 대장이 전후 일본 법무성 관계자에게 "200명 정도의 부녀(婦女)를 위안부로 오쿠야마(奧山)부대의 명령에 따라 발리 섬에 데리고 들어갔다"고 말한 증언이 담겨 있다.

또 '폰차낙(인도네시아 지명) 재판 13호 사건'의 판결문에는 "다수의 부녀가 난폭한 수단으로 위협당했고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음을 밝혀주는 명확한 증거로 지적된다.

그러나 자료를 받은 내각관방은 "군인이 매춘을 강요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개별 자료의 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 전체로 보면 강제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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