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공체계는 구식…한·미 미사일 공격 방어 어렵다"
경남대 극동문제硏 북핵·미사일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방공망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핵·미사일 리포트'에서 한국이나 미국 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점을 타격하기 위해 발사한 미사일을 북한이 현재의 방공 체계로 요격하기는 어렵다고 24일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핵·미사일 등을 발사하기 전에 먼저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이른바 '킬 체인'(Kill-Chain) 체계를 202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공습에 따른 피해 경험 등으로 평양과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거미줄 같은 방공망을 구축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의 종류와 보유 수량은 각각 SA-2 179기, SA-3 133기, SA-5 38기다.
각 미사일의 교전 거리(교전 고도)는 SA-2가 30㎞(3∼22㎞), SA-3가 15㎞(10∼100㎞), SA-5가 150㎞(20∼300㎞)다. 북한은 이처럼 저·중·고고도 중층 방공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전방지역과 동·서부 지역에 SA-2와 SA-5 지대공 미사일을, 평양 지역에는 SA-2와 SA-3 지대공 미사일과 고사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보유한 SA 계열 지대공 미사일은 1950∼1960년대 개발돼 실전 배치된 것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보유한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2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사일의 생존력 향상과 신속한 이동을 위해 이동식발사대(TEL)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4.15 열병식에서 6축, 7축 트레일러,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수단 등 다양한 이동식 발사수단을 선보인 것은 취약한 방공망에 의한 미사일의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방공능력 향상을 위해 SA 계열의 미사일 개량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3년 3월 21일 김정은이 "초정밀 무인타격기의 대상물 타격과 '자행고사로케트'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북한 조선중앙TV가 같은 해 4월 6일 방영한 김정은 공개활동 기록영화를 보면 자행고사로켓은 전차나 장갑차 차체에 지대공 미사일과 레이더를 탑재한 형태였다.
이는 옛 소련이 1970년대 후반 항공기 요격용으로 개발해 실전 배치한 SA-13을 북한이 2000년대 중·후반께 입수해 순항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SA-13은 교전 거리 1∼10㎞, 교전 고도 10m∼3.5㎞인 초저고도 미사일 요격체계다.
장 교수는 "북한이 아직 한미의 미사일 공격을 제대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방공망을 강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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