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탁구] 정영식 "훈련 못 해도 세계선수권은 나가야죠"

입력 2017-04-23 16:43
[코리아오픈탁구] 정영식 "훈련 못 해도 세계선수권은 나가야죠"



(인천=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어? 정영식은 어떻게 된 거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탁구 대회 마지막날인 23일 정영식(25·미래에셋대우)의 플레이는 볼 수 없었다.

정영식은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마룽과 장지커 등 세계 최강의 중국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벌인 한국 탁구의 간판이다.

세계 랭킹(8위)도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다.

그는 그러나 '간판'답지 않게 이번 대회 개인 단식에서는 1회전에 탈락했고,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는 4강에서 떨어졌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 오후 만난 정영식은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는 오른손잡이인데, 부상 부위도 손목이었다.

정영식은 "손목이 안좋아서 3주 동안 훈련을 못하다가 괜찮은 것 같아서 이번 대회에 나왔는데, 통증이 있네요"라며 머쓱해 했다.

정영식은 대표팀에서도 '연습 벌레'로 통한다. 잘 생긴 외모와는 '달리' 그는 가장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주무기는 손목을 이용한 백핸드 푸시다. 중국 선수들도 이 기술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영식만의 세계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손목을 이용한 계속되는 훈련과 지난해에는 중국을 오가는 대회 참가 등으로 오른손 인대가 마모되는 것조차 몰랐다.

정영식은 "다행히 끊어지지는 않아서 수술은 안 해도 된다고 하네요"라고 털털하게 웃음 지었다.

한 달 전쯤 손목에 이상을 느낀 정영식은 이번 대회 전까지 라켓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얼굴에는 살도 붙었다.

그는 "괜찮겠다 싶어 코리아오픈에 참가는 했는데, 통증이 재발했고 다시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고 왔다"고 말했다.

손목이 이렇다 보니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그렇다고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는 포기할 수 없다.

그는 '세계선수권 참가가 가능하겠냐'는 물음에 "당연히 나가야죠. 전 세계 선수들이 다 모이는데 꼭 나갈 겁니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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