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고원에 '한반도 10배' 공원 조성추진…올여름 조사

입력 2017-04-23 14:27
中, 티베트고원에 '한반도 10배' 공원 조성추진…올여름 조사

250만㎢ 크기로 조성…中이외에 네팔, 파키스탄도 조사 참여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원시 환경 보호를 위해 티베트고원에 세계 최대 국립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여름 티베트고원에 대한 역대 최대규모의 과학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조사의 중요한 임무는 티베트고원 내 신설될 국립공원인 이른바 '제3극(極)국립공원'의 경계를 설정하는 작업이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칭하이(靑海)성에 걸쳐 있는 티베트고원의 면적은 250만㎢에 달해 제3극 국립공원이 조성되면 세계 최대 국립공원인 북동 그린란드 국립공원의 97만2천㎢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는 중국 과학자 외에 네팔, 파키스탄 등 이웃국 과학자들도 처음으로 참여한다.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는 조사 참여를 거부했다.

조사에는 드론과 신형 지구 관측 위성 등 첨단 조사 장비가 동원된다.

류웨이핑(劉偉平) 중국과학원 부원장은 지난달 말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저명 티베트 연구자들과 모임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집권 공산당이 티베트고원 보호를 촉구했다며 이를 환경과 생태적 필수 과제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류 부원장은 과학자들이 마지막 순정 지역을 보호하고 지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황허(黃河)와 양쯔(揚子)강, 란창(瀾滄)강 등 자국 3대 강의 시발지인 티베트고원을 보호하기 위해 칭하이성에 싼장위안(三江源)자연보호구를 조성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싼장위안국립공원 조성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류징스(劉景時) 칭짱(靑藏·티베트)고원연구소 연구원은 제3극 국립공원이 설립되면 전례 없이 큰 규모 때문에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 1872년 설립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관리 방안을 찾아내는데 수십 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제3극 국립공원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250여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란드와 달리 티베트고원에는 780만 명으로 추정되는 티베트족 등 유목 민족이 거주하고 있고 막대한 천연자원이 있는 점도 국립공원 조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이차오루(易朝路) 칭짱고원연구소 연구원은 일부 주민이 일자리를 잃는 등 많은 이들의 생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공원 설립 여부가 과학을 넘어 정치 문제라고 주장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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