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먹여 실신한 승객 금품 빼앗고 거리에 버린 택시기사

입력 2017-04-23 08:54
마약 먹여 실신한 승객 금품 빼앗고 거리에 버린 택시기사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마약을 먹인 승객이 실신하자 금품을 빼앗고 한겨울에 길거리에 버리고 달아났던 비정한 60대 택시기사가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택시기사 김모(63)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23일 0시 40분께 부산 사상구 모 주유소 앞에 정차한 자신의 택시에서 승객 이모(34)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로라제팜'을 탄 양주를 먹여 실신시켰다.



술에 취해 택시에 탔던 이씨는 "좋은 술이 있는데 한잔 마셔보겠느냐"는 김씨의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김씨가 종이컵에 따라준 양주 1컵을 마신 뒤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김씨는 이씨의 금팔찌와 휴대전화기 등 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이씨를 길거리에 내려놓은 뒤 곧바로 달아났다.



이씨는 3시간가량 거리에 쓰러져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당시 한겨울이라 상당히 추웠기 때문에 하마터면 이씨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이 밖에도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9차례에 걸쳐 자신의 택시에 탄 승객 등의 금품 500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다른 피해자 가운데 1명도 "거리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지갑 등이 없었다"고 진술해 김씨가 같은 수법으로 강도행각을 벌인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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