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자암호장치 개발…美 미사일 해킹 피할 수 있다"
전문가 "美 도청능력 무력화할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를 미국의 해킹 때문으로 볼 수는 없으며, 북한이 이미 해킹을 피할 수 있는 양자암호장치를 개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하는 북한 전문가 마틴 윌리엄스는 "평양이 양자암호화장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외국 도청 시도자들의 눈과 귀를 넘어 교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자암호화장치(quantum encryption device)란 양자역학을 암호화 장비에 응용한 기술을 말한다. 교신 쌍방에게만 약속된 암호를 제3자가 해킹하려 하면 그 시도 자체를 파악해 낼 수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스는 "양자암호화장치는 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 내부의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려는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조지프 버뮤데즈 분석가는 "북한은 매우 어렵게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더 진전된 프로그램이 실패를 양산하는 것"이라며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는 제한된 자원으로 공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다가 일어난 일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북한의 반복되는 미사일 발사 시험 실패가 미국의 조직적인 해킹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리 출신으로 헤리티지재단의 사이버보안 전문가로 활동하는 스티브 버치는 "그것(미사일 발사)은 사이버 수단에 의해 좌절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그런 능력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하이테크 장난감을 엉망으로 만들 능력을 가졌지만,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지 이를 사용했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북한 미사일 가운데 중거리인 무수단 미사일의 경우 시험발사 실패율에 88%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과장된 통계라는 평가가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2014년 이래 북한이 실시한 미사일 발사 시험 66회 가운데 성공한 것이 51회라고 주장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미국이 이란과 북한의 컴퓨터망에 침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약간의 말썽'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안보국의 거대한 데이터 기지가 있는) 유타에서 컴퓨터 자판 위로 손가락을 놀려 북한 미사일을 통제해 바다에 떨어지게끔 하는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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