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권총강도 자전거가 '제 발목 잡았다'…검거 결정적 단서

입력 2017-04-22 21:45
수정 2017-04-22 22:08
농협 권총강도 자전거가 '제 발목 잡았다'…검거 결정적 단서

자전거로 150m 달아난 뒤 행방묘연 상황…경찰, CCTV 잡힌 자전거 실은 화물차 추적

(경산=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농협 권총 강도 사건 용의자 검거에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자전거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지난 20일 사건 발생 이후 경북지방경찰청과 경산경찰서는 현장 주변 CCTV와 차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 확보에 주력했다.

용의자가 넥워머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 신원 확인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문이나 특별한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찰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제보, 수색, CCTV 분석이었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범인이 범행 뒤 도주에 자전거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용의자가 범행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작은 하천(오목천) 쪽으로 간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뒤 행적을 찾지 못해 약 200명을 동원해 수색했다.

경찰은 오목천 주변에서 버려진 자전거 몇 대를 발견했으나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무인비행기)까지 동원했으나 용의자나 그가 버리고 갔을 만한 물건을 찾지 못했다.

주변 탐문이나 제보도 결정적 단서가 되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전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 부근에서 자전거를 타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장면을 확인하고 통신수사에 들어갔지만, 주말이어서 통신회사 협조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끊임없이 분석하는 데 주력해 범행 장소 부근에서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했다.

용의자 자전거를 찾는 것이 수색에 주목적이었던 만큼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용의자 자전거와 비슷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화물차 추적에 나서 22일 오후 6시 47분 충북 단양에 있는 한 숙박시설 주차장에서 용의자 김모(43)씨를 붙잡았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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