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통합정부·안보대통령 '쌍끌이' 공략…'宋문건' 정면돌파
'콘크리트 지지층' 믿고 통합정부委 띄워 외연확장
송민순 논란 "색깔론 안돼"…'유능한 안보 대통령' 부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장미대선을 보름 남짓 앞둔 23일 '통합정부'와 '안보 대통령'을 쌍끌이 삼아 중도확장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최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지만, 이를 정면돌파하면서 국정운영이나 안보 분야에서 안정감을 보인다면 오히려 중도층을 흡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판단이다.
여기에는 최근 진보층이 문 후보에게 결집하며 '콘크리트 지지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잇따른 보수표심 공략 행보에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한 데다, 최근의 안보관 공세를 '색깔론'으로 응수하면서 진보층의 결집이 더 강화됐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이 되풀이될 경우 중도층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겠다는 '제1목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내부에서 나온다.
다른 후보들로부터 안보관 공세에 처한 문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튼튼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 문재인의 담대한 한반도 비핵평화구상'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안보공약을 발표하는 일정을 잡았다. 쏟아지는 십자포화를 정면에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송 전 장관 회고록 공세는 '이념공세', '색깔론'으로 규정하면서, 반대로 자신은 실제 국가 안보를 어떻게 끌고 갈지 청사진을 보이면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철희 선대위 전략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안보에 가장 잘 대처할 후보로 문 후보가 1위에 올랐다.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결국 정략적인 색깔론 공세가 이어지더라도 국민은 누가 안보를 가장 잘 이끌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선일보의 의뢰로 칸타퍼블릭이 지난 14~15일 1천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외교안보 상황대처' 분야에서 국정수행을 잘할 것 같은 후보로 문 후보가 30.8%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2위 안 후보(19.2%)와의 격차는 11.6%포인트 차이였다.
문 후보 측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투철한 안보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유세마다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공약 발표로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누구보다 더 잘 돼 있다는 점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보대통령'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만 있다면 최근의 송 전 장관 회고록 논란 역시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기대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합리적인 판단을 믿는다. 이번 대선에서는 색깔론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파장이 길어지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보 대통령' 콘셉트로 흔들리는 중도층 표심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통합정부' 구상을 전면에 내세워 중도층을 끌어안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박영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정부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정부 자문단도 함께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특히 문 후보는 앞서 통합정부 구상을 내세워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의 지지 선언도 끌어낸 바 있어, 선대위 내부에서는 추진위의 활동을 계기로 '개혁적 보수'로 외연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제1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정부 청사진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한다면, 의석이 40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의 차이도 두드러질 것"이라며 "국민통합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중도층 유권자들이 빠르게 흡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