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시간 만에 권총강도 검거…치밀한 계획 CCTV에 들통(종합3보)

입력 2017-04-22 22:19
수정 2017-04-22 22:36
55시간 만에 권총강도 검거…치밀한 계획 CCTV에 들통(종합3보)

자전거 싣고 간 화물차 추적해 단양서 붙잡아…총기 입수 경위 조사

(경산=연합뉴스) 손대성 김선형 기자 = 경찰이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권총강도 용의자를 사건 발생 55시간 만에 붙잡았다.

경산경찰서는 22일 오후 6시 47분께 충북 단양에 있는 모 리조트 주차장에서 농협에 침입해 강도를 벌인 혐의(특수강도)로 김모(43)씨를 검거해 오후 9시 30분께 경산경찰서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는 애초 유력하게 거론한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가는 화물차를 발견해 추적한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범행에 쓴 주요 증거물인 총기 출처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총기도 확보하지 못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총기와 농협에서 빼앗은 1천563만원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 4분 만에 범행 끝

용의자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에 경산시 남산면에 있는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돈을 빼앗아 4분 만인 오전 11시 59분에 밖으로 나갔다.

농협 안에는 남자 직원 1명과 여자 직원 2명만 있었고 손님은 없었다.

용의자는 방한 마스크를 하고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들어가 권총으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하다가 권총 1발을 발사했다. 사람 쪽으로 쏘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

탄피 번호를 조사한 결과 1943년 미국에서 생산한 실탄으로 드러났다.

그는 농협에 들어갔을 때 "담아"란 말만 서너 번 외쳤고 "핸드폰"이나 "(금고)안에" 등 간단한 단어나 단문만 외쳤다.





◇ 한동안 행적 오리무중

경찰이 농협 주변 자동차에 있는 블랙박스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는 농협 밖으로 나와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다.

CCTV 분석 결과 범행 1시간 전인 20일 오전 11시부터 농협 주변을 배회했고 휴대전화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농협 인근 오목천을 건너 남산면쪽으로 간 것을 확인해 200여명과 드론을 동원해 수색과 추적에 나섰다.

농협 안에 있던 CCTV에 찍힌 영상을 바탕으로 20일 오후에 175∼180㎝ 키에 파란색 방한 마스크를 한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다.

신고보상금은 처음엔 최고 300만원이었으나 그 뒤 1천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용의자 행방이 묘연해 그동안 검거하지 못했다. 수색이나 탐문 수사에도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용의자 탄 자전거가 단서

경찰은 21일 오후 늦게부터 사건 현장 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가는 1t 화물차를 발견하고 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그는 경산에 있는 집에 있다가 22일 충북 단양으로 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발생 이후 55시간 만이다.

그는 범행을 시인하고 "공범이 없고 총기와 옷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화물차는 김씨 소유로 드러났다.

그러나 총기와 총알 출처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오후 9시 30분께 김씨를 경산경찰서에 압송해 범행 동기, 총기 출처, 공범 존재 등을 조사하고 있다.

농협에서 강탈한 1천563만원을 어떻게 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면 48시간 안에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공범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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