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6…여의도 당사앞 집회도 지지율 따라 '빈부차'

입력 2017-04-23 08:15
대선 D-16…여의도 당사앞 집회도 지지율 따라 '빈부차'

민주당사 앞 '시끌'…다른 정당 당사 앞은 '썰렁'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권준우 정경재 기자 = 19대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지지율에 따라 이들이 속한 정당 당사 앞 풍경도 대조를 이룬다.

예산이나 입법에 관여하는 정치권을 상대로 한 집회는 늘 있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커 보이는 후보 쪽에 집회가 뚜렷이 몰리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는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려는 여러 단체와 시민들의 집회·시위가 종일 이어졌다.

오전 10시30분께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소속 4명이 집회를 열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사죄와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와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이 과거 로스쿨 도입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오전 11시10분께에는 가동 중단 위기를 맞은 현대중공업 전북 군산조선소 직원 4명이 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선소를 살려달라는 요구를 전하고자 유력 대선후보 소속 당사를 찾아다니며 시위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서 올라온 한 시민은 '헌법 위에 도로공사, 주민 위에 광주시청'이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했다. 이 시민은 "현재 가장 지지도가 높은 문 후보에게 무분별한 공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4시께 1조원대 다단계 금융사기업체 피해자들이 찾아와 집회를 하려다 당 관계자와 면담한 뒤 해산했고, 오후 5시35분께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해직자 복직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민주당사 앞은 당사 경비를 위한 경찰차량에 시위차량까지 몰려 차량 통행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다. 당사 앞 왕복 2차선 교행 도로는 사실상 1개 차선밖에 쓸 수 없는 상태였다.

당사 맞은편 빌딩 관리자는 23일 "체감상 전보다 집회가 3배 이상 늘어 건물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며 "당사 앞 도로가 우리 건물 지하주차장과 연결되는데, 입구 쪽에 시위차량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 단속할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선까지 시일이 좀 남았지만, 문 후보가 당선되면 집회 인원이 더 늘어날지 몰라 선거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시위자가 음악을 트는 등 소음으로 인근 주민과 다툼도 벌어진다. 경기도 광주에서 올라온 시민은 스피커로 '독도는 우리 땅'을 반복 재생하다 인근 오피스텔 거주자로부터 "소음공해가 폭력 수준이다"라는 항의를 받았다.

반면 다른 후보들의 소속 정당 당사 앞은 대조되는 분위기다.

인근에 있는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는 대표적 장기투쟁사업장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2015년 10월 설치한 농성 천막과 친박(친박근혜)단체 회원들이 탄핵 사태에 항의하고자 설치한 천막이 있는 정도다.



인근 빌딩 경비원 장모(67)씨는 "촛불집회 때는 매일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요즘은 조용하다"며 "간혹 몇몇 사람이 몰려와 기자회견 등을 하지만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는 군산조선소 노동자들이 민주당사 앞에 이어 1인시위를 이어갔고, 바른정당 당사 인근에는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친박단체 현수막이 걸려 있으나 특별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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