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은 안한다는데"…安·洪·劉 연대 가능성 다시 주목

입력 2017-04-23 07:10
"당사자들은 안한다는데"…安·洪·劉 연대 가능성 다시 주목

바른정당 "대안모색" 분출…安-劉, 洪-劉 연대 가능성 고개

바른정당 갈등봉합 여부, 주춤한 安지지율 추이 변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이광빈 기자 = 5·9 '장미 대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여겨졌던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또는 '반문(반문재인)' 선거연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맞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합종연횡을 꾀하자는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진원지는 바른정당이다. 두 차례의 대선후보 초청 TV토론 이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이 3% 선을 벗어나지 못하자 숨죽여 추이를 지켜보던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1일 총 33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명이 23일 오후 6시 의원총회를 개최하자는 요구로 표출됐다.

23일은 오후 8시부터 중앙선관위 주최 TV토론이 예정된 만큼 바른정당은 이번 주 주초, 이르면 24일께 의총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서는 유 후보에 가까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완주론'과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또는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앞서 지난 16일 유 후보에 대한 사퇴건의,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한국당내 비박(비박근혜)계와의 연대도 거론했다.

김재경 의원도 22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유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홍 후보에게 "제의를 해라. 제의가 있다면 바른정당 내에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함께 단일화에 화답하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20일에도 유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 논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해당 후보들은 '마이 웨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대선 레이스 초반보다 단일화나 연대에 더 굳게 문을 닫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강론을 펴온 안 후보는 2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논의한 바도 없다. 그분들의 고민이고 판단이다. 제가 집권하면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정당별 의석수는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로서는 자칫 연대론에 휘둘리다간 호남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지층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는 유 후보와의 단일화보다는 일방적 흡수를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는 21일 포항유세에서 유 후보에 대해 "기호 2번(홍준표)만이 유일한 우파이고 4번(유승민)은 볼 것도 없다. 거기는 배신자 정당이니까"라고 무시했다. 바른정당에 대한 일종의 고사(枯死) 전략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최근 "(바른정당 의원 중) 이미 마음은 한국당에 와 있는 분들이 꽤 있다"면서 "제가 확인한 것은 7~8명 된다"고 주장한 것도 바른정당 흔들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유승민 후보는 홍 후보는 물론 안 후보와도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에 문을 닫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대학 시절 약물을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한 것처럼 고백한 '돼지흥분제 논란'이 불거지자 21일 "그런 정당과 연대 단일화는 제가 정치를 하는 동안 절대 없다"며 연대 불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사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 여부 등에 대한 안 후보의 안보관을 지적하며 "제가 말한 원칙 있는 단일화에 맞지 않아 이제 더 단일화나 연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진 사퇴론에 대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해온 유 후보는 22일 기자들에게 "전혀 흔들리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면서 다시 한 번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선거가 임박할수록 바른정당과 한국당 내부의 단일화 요구, 한국당의 바른정당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이 당내 갈등을 잘 정리하면 단일화 논란은 수그러들겠지만, 파열음이 커져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이탈할 경우 유 후보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남은 대선 레이스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30일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철수 후보도 여전히 자강론을 견지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 문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막판에 유 후보와의 연대 모색 등 결단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역전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역할 가능성이 주시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김 의원은 홍 후보와의 연대보다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져 모종의 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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