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색깔도 레모네이드인데…'엇! 맹물이네'
싱가포르서 '가상음료' 기술 개발…인터넷 통한 전송도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맹물을 맛과 색깔까지도 레모네이드와 유사하게 바꾸는 '가상 음료' 제조 기술이 개발됐다고 싱가포르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산하 '게이오-NUS CUTE' 연구소는 전극(電極: 전지, 콘덴서, 진공관 등에서 전기장을 만들거나 전류를 빼내거나 하는 막대 모양 또는 판 모양의 도체)을 활용해 특정한 맛을 내는 음료를 흉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센서가 부착된 막대를 레모네이드가 담긴 컵에 넣어 신맛의 정도(산도, 酸度)와 색깔 등 정보를 취합, 이를 전극이 설치된 컵에 전달해 맹물의 맛을 레모네이드와 유사하게 바꾸는 것이다.
또 레모네이드의 색깔 정보는 컵에 설치된 LED 램프에 전달돼 투명한 맹물의 색을 청록색으로 표시했다.
이런 '가상 음료' 제조 기술이 적용된 컵에 든 맹물을 마시는 사람들은 마치 레모네이드를 마시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맛본 음료를 부모나 형제, 친구 등 지인들에게도 맛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레모네이드에서 얻은 정보를 근거리 무선 전송 기술인 블루투스를 통해 맹물이 든 컵에 전달해 '가상 음료'를 만드는 데 성공, 향후 자신이 마신 음료의 맛을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람과 나눌 수도 있게 됐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니메샤 라나싱게 박사는 "우리는 종종 술집에서 맛있는 음료를 맛본 뒤에 친구나 와이프, 부모님을 떠올리고, 이 음료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면 그들도 좋아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며 가상 음료 기술 개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이 기술이 건강에도 이롭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자싱게 박사는 "또 우리는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만약 어떤 사람이 가상의 레모네이드를 마신다면 실제 음료를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도 전혀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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