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서 일자리 요구 대규모 시위

입력 2017-04-21 18:14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서 일자리 요구 대규모 시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011년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동북부 지역에서 일자리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서쪽으로 180km 떨어진 케프에서는 전날 오후 수천명이 모여 도심 거리를 행진하며 "일자리와 자유, 존엄성"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시위는 케프에 있는 주요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튀니지 최대 노조 단체 '튀니지노동연맹'(UGTT) 지부 주도로 이뤄졌다.

시위대는 또 튀니지 정부를 비판하며 "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파기했다. 케프는 발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멜 사이히 UGTT 지부장은 "정부는 그동안 동북부의 이 일대를 소외시켰다"며 "혁명 이후의 정부 뿐만 아니라 유세프 샤히드(현 총리)도 같은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케프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뿐만 아니라 총파업도 진행돼 지방 정부 청사와 민간 기업, 가게, 카페 등도 모두 문을 닫았다.

튀니지에서는 최근 몇주간 남부 타타윈과 중부 카이루완 등지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올해 초 중부 가스파에서는 청년 시위대가 일자리 요구 거리 시위를 하며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 차량 행렬을 막고 돌을 던지기도 했다.

튀니지는 2011년 초 민주화 요구 시위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아랍권에서 비교적 평화롭게 정권 교체를 이뤄냈지만 이후 정국 혼란과 테러 사건이 이어졌고 실업률도 15%에 달하는 등 경제가 악화했다.

이후 튀니지에 새로운 정부가 2차례 이상 꾸려진 가운데 중부와 남부, 동북부 지방에서는 청년 다수가 일자리 부족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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