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도심 관통 동서고속철 지하화 '뜨거운 감자'
시의회 성명서 채택…고가 하부공간 방치가 원인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도심을 관통하는 동서고속철도 노선 지하화 문제가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선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예정인 탓에 춘천시 입장에서는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 노선의 지하화가 향후 도시 개발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면, 동서고속철도가 양구와 화천 등을 가기 위해 소양강을 건너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나 지하화에 따른 막대한 예산 탓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춘천시는 최근 지역사회 시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공식 입장을 지하화로 결정하고 이를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지하화를 요구하는 데는 도심 구간 기존 경춘선 철길이 고가화로 만들어진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건설 당시에 지역사회는 지하화를 요구했지만, 예산 문제를 이유로 고가로 건설됐다.
이후 상당수 하부공간은 체육공원이나 주차장 등이 들어섰지만, 일부 하부 구간은 6년이 지나도록 방치됐다.
실제로 일부 구간은 쓰레기가 쌓이거나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커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하부공간 활용에 골머리를 앓는 춘천시는 최근 3억원을 들여 하부공간에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갤러리를 만들기로 했다.
사업은 이달 착공, 연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수년간 방치된 하부공간이 '허송세월'을 보내다 볼거리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춘천시가 이번 동서고속철도 도심 통과 노선은 반드시 지하화가 되어야 한다며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서적 거부감뿐 아니라 도시 개발을 저해한다는 것도 이유다.
정부의 예비타당성(안)대로 도심 관통구간이 고가 철도가 건설될 경우 춘천의 강북지역을 향하는 소양2교를 지나야 하지만 교각 높이가 다리보다 7m가량 높아 경관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철도가 지나는 신사우동 일대가 인구가 늘어 개발 잠재성이 크고 교육시설 3곳, 아파트단지 5곳, 택지지구 2곳이 밀집돼 주거와 교육환경이 침해받는 점도 꼽고 있다.
반면, 노선의 지하화가 예산 문제뿐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기존 동서고속철도 정차역으로 예상되는 춘천역을 이전해서라도 지하화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춘천시의회도 최근 성명서를 채택해 지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힘을 보태고 있다.
성명서를 통해 "인구 40만 시대를 대비한 도시광역화 사업의 핵심축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동서고속철도는 반드시 지하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가 전반적인 노선 계획 등을 용역을 통해 검토 중에 있다"며 "조만간 노선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드시 지하화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리고, 의견이 반영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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