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체 절단?…"수색에 또 3년" 우려에 방식 변경 고민

입력 2017-04-21 15:18
수정 2017-04-21 15:30
다시 선체 절단?…"수색에 또 3년" 우려에 방식 변경 고민

미수습자 가족, 변경 요구…수색당국, 절단·추가 천공 검토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세월호 선체를 최대한 보존한 상태에서 구멍을 뚫어(천공) 수색하는 현재 방식이 장기화 우려로 또다시 변경될지 관심이다.

해양수산부와 선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는 당초 세월호 선수·선미 객실 부분만 잘라내고, 이를 똑바로 세워 세월호 옆에 내려놓은 뒤 수색하는 '객실 직립방식'으로 선내 수색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월호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가 증거 훼손 우려를 들어 반대하면서 세월호를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 그대로,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수색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다.



18일부터 미수습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4층 객실 곳곳에 구멍을 뚫어 진출입로를 확보하고 선내로 진입, 수색에 들어갔다.

선체 훼손을 최소화하려 구멍의 크기도 가로 1.2m, 세로 1.5m로 제한했다.

진상 규명에 필수인 선교(선장이 지휘하는 곳), 타기실(조타기가 있는 곳), 기관실, 화물창(창고)은 훼손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이미 뚫려 있는 개구부나 선체 중앙·윗쪽(우현)에 진출입로를 확보, 수색에 들어가기로 했다.

선내로 진입하면 지장물이나 추락 위험이 있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선내에 수색 통로를 만든다. 안정적인 작업 환경을 만들려고 비계(임시 가설물), 사다리, 발판도 설치한다.

선내에 쌓인 펄이나 진흙도 외부로 끄집어내 분류·수색 작업도 벌인다.

그러나 수색에 들어간지 나흘이 지났는데도 4층 선수에 뚫린 구멍으로 진입해 고작 7m 전진하는데 그쳤다.

이미 침몰 당시 충격으로 선체가 찌그러져 들어갈 공간이 협소해 많은 인력이 들어갈 수 없고 지장물, 펄, 진흙이 가로막고 있어 앞으로 나아가기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진상 규명에 필요한 배선 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모든 지장물을 제거해야하고 모종삽 수준의 장비로 겨우 펄이나 진흙을 퍼내는 형편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선내 수색이 불가능한 환경에 이를 수도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수색을 지켜보고 21일 해수부, 선조위에 수색 방식 변경을 공식 요구했다.

선조위도 가족 요구를 듣고 구멍을 더 뚫거나 선체 일부를 잘라내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는 "선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대규모 절단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원인 조사와는 관련이 크지 않은 객실 일부를 잘라내거나 구멍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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