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탓 佛대선 막판 안보의제 급부상…판도 흔들리나

입력 2017-04-21 12:04
수정 2017-04-21 15:03
테러 탓 佛대선 막판 안보의제 급부상…판도 흔들리나

표심에 영향 전망…"안보·범죄 강경파 르펜·피용에 유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사흘 앞두고 20일(현지시간)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하면서 '안보' 문제가 선거전 막판 표심을 흔들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한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프랑스 사회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테러는 프랑스 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 이번 테러 공격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보수정당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등 범죄, 안보 문제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우파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유지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테러리즘과 안보 문제는 이미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이지만, 실업과 소비여력 축소 등 경제 문제는 그보다 더욱 시급한 과제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번에 또다시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러한 우선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정치연구소(Cevipof) 파스칼 페리노 소장은 지난달 "이번 대선은 국가비상사태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특히 "테러가 선거운동에 끼어들 수 있고, 2차 투표까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당장 르펜과 피용은 이번 테러를 그들의 강경 안보론을 강조하는 데 활용하고 나섰다.

테러 소식이 전해질 당시 대선 1차 투표 전 마지막 대선 TV토론 생방송에 출연 중이던 피용은 "테러 위협 문제는 다음 대통령에게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취약하며 자신이 테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던 피용은 자신이 수년간 테러에 맞선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IS와 다른 테러 단체들이 자신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반(反)이민'을 주요 기치로 삼고 모든 합법적 이민을 중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르펜은 테러 소식이 전해지기도 전에 이미 이번 선거에서 안보와 테러리즘 문제가 사라졌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국 일간 터타임스는 그동안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르펜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르펜과 공동선두에 서 있는 중도신당 대선후보 에마뉘엘 마크롱과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급진좌파진영의 장뤼크 멜랑숑은 국가안보 문제에 강경한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현재 프랑스 대선에서는 마크롱, 르펜, 피용, 멜랑숑 등 후보 4명이 1차 투표를 앞두고 지지율 20% 안팎을 기록하며 접전을 펼쳐가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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