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미국, 정상이 나서 무역 마찰…낙농업 등 서로 "불공정"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와 미국이 양국 간 주요 교역물품인 낙농 유제품과 목재를 둘러싸고 무역 마찰을 빚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고 이에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낙농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을 미국 농부들에 '치욕'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모든 나라는 농업에 관한 한 합당한 이유로 보호하는 게 현실"이라고 논박했다.
트뤼도 총리는 "농업 부문에서 전 세계가 완전한 자유 시장인 듯 가장하지 말자"며 "우리는 캐나다 내에서 매우 훌륭하게 작동되는 공급 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농업 보호를 위해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낙농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트뤼도 총리의 이 발언은 경제 뉴스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놓은 반응으로 트럼프 대통령 공세에 대한 첫 공개 반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각 나라는 저마다 다른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며 "양측이 각기 소비자와 농업 생산자들을 함께 보호할 수 있도록 사실을 바탕으로 대화를 해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대 캐나다 낙농제품 교역에서 4억 달러의 흑자를 거두고 있다"고 상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위스콘신 주 낙농업계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캐나다의 유제품 원료에 대한 가격 정책 변경으로 미국 수입품의 경쟁력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캐나다 정부를 정면 겨냥했다.
또 이날에는 백악관에서 외국 철강 제품 조사를 지시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즉석 발언을 통해 "캐나다가 저지른 일은 우리 낙농업 농부들에게 치욕이라는 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캐나다가 양국 간 목재와 에너지 교역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을 확대하며 "상대가 멕시코든, 캐나다든 나프타는 우리나라에 재앙"이라고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되돌릴 것이며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아주, 아주 이른 시일 내 캐나다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각급 관계자를 미국에 파견해 다양한 채널로 사전 협의를 펴고 있으나 이날 두 정상 간 직접 충돌이 이어지면서 향후 협상 추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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