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부통령 "트럼프, 11월 아시아 정상회의 잇따라 참석"
"아세안과 안보, 무역, 남중국해 항해 자유 등 논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권 국가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 사무국을 방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로 예정된 세 건의 아시아 역내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정상회의는 필리핀에서 열리는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세안과 안보와 무역, 남중국해 항해 자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외교가에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역내 문제를 다루는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는데 이를 불식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은 "우리가 공유해 온 기반을 더욱 튼튼히 키워가기 위한 (미국의) 굳건하고 변함없는 헌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펜스 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와 미국은 모두 민주국가이며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의 온건 이슬람 전통은 전세계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두 나라가 테러와의 전쟁에 계속 협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무슬림 정책에 대한 인도네시아 국민의 반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때부터 애용해 온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란 표현을 기자회견 내내 의식적으로 쓰지않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무역이 보다 공정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대한 흑자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집중 조사를 받는 16개국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2016년 무역 규모는 234억4천만 달러(26조6천500억원)였므며, 인도네시아의 대미흑자는 88억4천만 달러(10조원)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는 주로 섬유와 신발, 해산물을 미국에 수출하고 항공기와 기계류, 콩 등을 수입한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갈 것이며, 이는 상호협력과 투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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