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구시보 "美항모 칼빈슨 스캔들, 트럼프 허세 보여준 사례"
"고의가 아니라면 최고위층과 실무진 오해서 비롯됐을 듯"
"문제는 북한이 전쟁 위협을 저평가할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 항로 거짓 발표 논란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칼빈슨 스캔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허세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일 '항모 거짓 한반도행, 트럼프의 위엄을 훼손했다'는 사평(社平)을 통해 "이번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와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허풍이 센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고의로 허장성세를 부렸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략분석 학자들의 의견"이라며 "고의가 아니라면 당시 미국 관료들이 혼란을 겪었거나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최고위층 관료와 실무진 사이에 오해가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전후에 6차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이 이번 논란과 관련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미국은) 거짓 위협이 효과가 나쁘지 않자 이를 밀고 나가다가 결국 들통이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스캔들이 미국이 고도로 중시하는 미군의 위협력을 침식시켰다"며 "북한이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후 미국의 전쟁 위협에 더 많은 의심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예로 들면서 "비록 발사가 실패했지만, 트럼프의 위협이 말뿐인 게 됐다"며 "북한은 아마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이는 새로운 모험이 보복당할 확률을 저평가하게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북한을 향해서는 "이번 논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하는 능력이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가 말뿐이고 실행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여론의 비난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위엄을 다시 세우려 할 가능성이 크므로 북한도 심사숙고해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해군은 4월 9일 핵 항모 칼빈슨 전단이 호주로 가는 예정된 일정을 건너뛰고 서태평양으로 향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칼빈슨 전단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호주 해상에 있다가 19일에야 호주와 연합훈련을 마치고 동해 쪽으로 기수를 돌려 한반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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