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호세프 둘러싸고 '대선 비자금' 의혹 확산

입력 2017-04-20 04:16
수정 2017-04-20 04:19
브라질 룰라·호세프 둘러싸고 '대선 비자금' 의혹 확산

구속된 정치 마케팅 전문가 증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대선 비자금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정치 마케팅 전문가인 주앙 산타나와 그의 부인 모니카 모우라는 부패수사를 지휘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에게 두 전직 대통령이 과거 대선 당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비자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토니우 팔로시 전 재무장관이 비자금 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내용도 증언했다.

산타나는 2006년과 2010년, 2014년 대선, 2008년과 2012년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당 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다.

산타나 부부는 오데브레시로부터 외국에서 3천만 헤알(약 96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체포됐다.

산타나의 증언에 대해 룰라와 호세프는 "합법적인 정치 자금이었다"고 반박했고, 팔로시 전 장관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부패 스캔들의 한복판에 있는 오데브레시의 전·현직 임원들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정치권 인사 500여 명에게 불법적으로 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부패 의혹이 3대 정당으로 꼽히는 좌파 노동자당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브라질사회민주당(PSDB)에 집중되면서 유력 인사들의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패수사의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현직 각료와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이 포함된 100명 가까운 부패수사 대상자를 발표했다.

브라질 현행법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과 연방정부 각료, 상·하원 의원은 대법원에서만 재판을 받는다.

특히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의 각료 8명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치권에서 개각 소문이 나도는 등 정국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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