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식선거운동 후 첫 TV토론…'안보·대북관' 날선공방

입력 2017-04-20 00:20
수정 2017-04-20 06:06
대선후보, 공식선거운동 후 첫 TV토론…'안보·대북관' 날선공방

사드·햇볕정책·국가보안법 놓고 文·安에 공세집중

文-安도 공방…"사드 中설득" 주장에 "배치하고 어떻게 설득"

북핵 외교 지렛대·증세 여부 등에 대해서도 입장 피력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5당 대선후보들은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비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상대 후보의 안보관이나 공약을 놓고 불꽃 튀는 대결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은 지난 13일에 이은 두 번째 TV토론으로,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에는 처음이다.

특히 스탠딩 토론을 도입하고, 정치·외교·안보 분야와 교육·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각 후보가 9분 동안 토론하는 '총량제 토론'을 도입해 토론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북한 핵을 저지할 우리 정부의 외교적 지렛대는 무엇이냐'는 공통 물음에 문 후보는 "5당 대표와 5명의 대선후보가 북한이 6차 핵실험 강행시 다음 정부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불가능해지고 북한의 고립이 더 심해져 체제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중국에는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북한 도발이 이렇게 지속됐던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의) 미온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북한과 미국의 극단적인 대결을 막기 위해 중국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중국이 북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면 미국의 선제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유 후보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공동으로 전략을 펴서 중국을 설득해 중국이 석탄 수입금지와 원유공급 중단을 포함해 북한에 제재와 압박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제타격에 대해서는 "선제타격이 절대 없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안보관"이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동맹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위기로 전환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평화보장 원칙을 천명하도록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 정의 및 세목 조정'에 대한 공통 질문을 받은 후보들은 증세와 감세, 조세 형평성 강화 등에 대해 저마다 상이한 입장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지속적으로 부자 감세와 서민증세가 있었다"며 "고소득자 과세강화와 자본소득 과세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표 5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명목세 법인세 인상 등으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조세형평을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소득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며 "둘째로 제대로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의 35∼40%가 면세이며 상위 20%가 우리나라 전체 소득세의 93%를 낸다"며 "그렇기 때문에 부자 감세하는 것은 좀 무리한 측면이 있다. 차라리 법인세 같은 것은 감세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 재산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면 되는 것"이라며 "많은 대선후보가 수많은 복지 프로그램 공약을 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더 걷을지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우리 국민이 바라는 조세 정의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형평성 문제"라며 "권력 있고 돈 많이 버는 사람은 불법 탈세하고 봉급쟁이는 꼬박꼬박 내는 게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 2위를 달리는 문 후보와 안 후보를 겨냥해 안보관 검증 공세도 이어졌다.

유 후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물었는지 여부에 대해 "작년 10월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지난 2월 JTBC '썰전'에서는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물어봤다고 하고, 지난 13일 토론에서는 물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추궁했다.

홍 후보도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된다. 거짓말로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냐"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사드에 대해서도 문 후보를 향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사드) 배치에 반대하다가 6차 핵실험을 하면 찬성하겠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몰아세웠다.

심 후보도 "문 후보가 사드 배치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말씀하실 때 굉장히 당혹스러웠다"면서 "문 후보가 이쪽저쪽 눈치 보기 외교 자세를 보이는 것은 강대국의 먹잇감이 되기 제일 좋은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가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결국 우리는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을 설득해야 할 문제가 남는다"고 언급하자 문 후보는 "우선 배치 강행부터 결정해놓고 어떤 수로 중국을 외교적으로 설득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대중(DJ) 정부 시절의 대북 유화정책인 '햇볕정책'과 관련, 홍 후보는 "집권하면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인가"라고, 유 후보는 "대북송금이 잘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역시 공과 과가 있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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