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文지지 김현철에 '냉소'…김덕룡엔 '아쉬움'(종합)

입력 2017-04-19 22:07
安측, 文지지 김현철에 '냉소'…김덕룡엔 '아쉬움'(종합)

"김현철은 YS정부 최순실" "김덕룡 영입 공들였는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와 YS 가신그룹인 '상도동계' 좌장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이 19일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김현철 교수를 두고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소통령으로 불리며 국정을 농단한 장본인"이라고 평가절하한 반면, 김덕룡 이사장에 대해선 "공들인 인재를 빼앗겼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일각에선 안 후보 측이 김현철 교수와 김덕룡 이사장을 모두 영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내에선 김현철 교수의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해 영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안 후보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19일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선 비리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을 영입해놓고 잘했다고 하는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사람들이 적폐청산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결국, 안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양순필 선대위 대변인 이름으로 공식논평을 내고 "김현철씨는 한보비리로 실형을 받은 김영삼 정부의 최순실"이라며 "이런 인물을 영입해 도대체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양 대변인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문 후보 아들 준용씨를 '제2의 김현철'에 비유하며 "문재인 후보가 문준용씨의 개인교사로 김현철씨를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조롱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자기 아들을 제2의 김현철이라도 만들 셈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묻지마 인재 영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덕룡 이사장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두고는 선대위 내부에서도 '뼈아픈 일격'을 당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도동계의 좌장격이던 김 이사장은 이른바 '삼김시대' PK(부산·경남)의 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다.

안 후보 측에서 김 이사장 영입에 성공한다면 문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PK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PK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개척하는 역할을 김 이사장에게 기대할 수도 있었다.

또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 이사장은 안 후보가 품에 안을 경우 문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공격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했다.

여러 이유로 안 후보 측은 김 이사장 영입에 공을 들였고, 며칠 전까지도 김 이사장의 합류가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안 후보 캠프에서 흘러나왔다.

공교롭게도 안 캠프행이 거론되던 김 이사장의 목적지를 바꾼 인물이 바로 김현철 교수라는 뒷이야기가 들린다.

김 교수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굳히자 상도동계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김 이사장이 뒤를 따랐다는 것이다.

안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별 신경도 쓰지 않았던 김 교수 때문에 다 잡은 대어를 놓쳤다"고 말했다.

박지원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김현철 교수는 저희하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나, 김덕룡 이사장은 저하고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그쪽으로 가신 것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덕룡 대표와 가까운 상도동계 출신들이 이미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니까 아마 그쪽으로 가신 것 같다"며 "아쉽지만 뭐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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