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로케이션' 위력 실종…류현진 또 빠른 볼에 '눈물'

입력 2017-04-19 13:39
수정 2017-04-19 14:56
'구속·로케이션' 위력 실종…류현진 또 빠른 볼에 '눈물'

19일 콜로라도전 3개 포함 시즌 피홈런 6개 모두 직구 난타당한 결과

'빠르지 않은 빠른 볼'→변화구 위력 반감→투구수 관리 실패 악순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빠르지 않은' 빠른 볼에 또 눈물을 훔쳤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세 번째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7개를 맞고 4점을 줬다.

1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한 놀런 아레나도에게 5회 또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얻어맞는 장면에선 무모함마저 보였다.

류현진은 주전 안방마님 야스마니 그란달 대신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포수가 바뀐 탓인지, 지난 두 번의 투구 결과를 반영한 결과인지 이날 볼 배합은 지난 두 번의 등판과 달랐다.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모두 직구를 던졌다가 안타 6개를 맞은 만큼 이날은 빠른 볼의 구사 비율을 줄였다.

류현진의 빠른 볼 구사 비율은 53∼58%였다. 체인지업이 다음으로 많은 18∼19%를 차지했다.

류현진은 1회부터 빠른 볼을 '양념'으로 돌리고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사용했다.

그러나 힘없이 스트라이크 존 복판에 들어간 류현진의 빠른 볼은 필살기가 되지 못했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한 류현진에게 구속 저하가 가장 문제라던 미국 언론의 분석처럼 류현진은 1회 아레나도에게 시속 145㎞짜리 빠른 볼을 던졌다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았다.

4회 트레버 스토리와 5회 아레나도에게 허용한 홈런도 각각 시속 146㎞, 143㎞짜리 직구를 던졌다가 당한 결과다.

류현진이 스크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포심 패스트볼을 기다렸다가 놓치지 않고 스윙한 콜로라도 타자들의 노림수가 돋보였다.

포심 패스트볼이 빠르지 않은 데다가 스트라이크 존 구석이 아닌 복판에 꽂히다보니 명백한 실투로 이어져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파울, 스윙 등을 유도해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데 유용한 포심 패스트볼의 정교함이 떨어지자 변화구의 효과도 반감됐다.

상대 팀 타자들이 류현진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힘 없는 직구만 덤빌 수 있어서다.

세 명의 타자로 이닝을 끝내는 삼자범퇴 이닝이 2회 단 1번에 불과했을 정도로 류현진은 타자와의 대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면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없다. 류현진은 1회에만 공 24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이날 97개의 공으로 6이닝을 던져 올 시즌 최다 투구 이닝,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불펜 과부하로 고전한 다저스가 이날 뒤진 상황에서 굳이 구원투수진을 일찍 가동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6이닝 투구를 정상적인 투수 운용의 결과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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