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언론에 해방후 잔류일본인 매장지 공개…대화재개 모색?(종합)
"생존 일본인 여성 취재 기회도 마련"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북한이 일본 언론에 해방 후 북한 지역에 남아있다가 사망한 '잔류 일본인'의 매장지를 공개한 데 이어 생존 일본인 여성에 대한 취재 기회를 마련했다고 NHK가 19일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 함경남도 함흥(咸興) 교외의 부평(富坪) 지구의 잔류 일본인 유골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이 지역은 해방 직후 구(舊)소련의 수용소에서 생활하던 일본인 1천500명이 숨진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유골이 발견된 옥수수밭을 공개하며 유골 때문에 개발이 안 된다는 이 지역 당국자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잔류 일본인의 유골 발굴 현장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5년 전에는 일본의 민간단체와 언론이 보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유골 발굴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NHK는 또한, 북한이 이날 일본 언론에 함경남도 함흥에서 아라이 루리코(荒井琉璃子·84)라는 이름의 잔류 일본인 여성에 대한 취재 기회를 이례적으로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부모의 성묘를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북일 관계가 좋아지면 귀국해서 친척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결혼했다는 이 여성은 그동안 일본을 방문하지 못했으며 구마모토(熊本) 현에 있는 친척과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NHK는 북한이 교착상태가 계속되는 일본인 납북 문제와 별개로, 일본인 유골 발굴과 취재 기회 마련 등을 통해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실마리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지난 17일 평양에서 일본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납치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며, 일본 측 요구가 있을 시 잔류 일본인 문제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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