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미사일 발사 안보위협으로 간주

입력 2017-04-19 10:45
中, 北 미사일 발사 안보위협으로 간주

'한반도 안정' 주안점에서 기류 변화(?)

혈맹 유지 놓고 中 내부 논란 가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한반도안정에 주안점을 둬 온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계기로 북핵과 미사일 발사를 자국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분석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내 기존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내세워온 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최근 들어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기조 변화에 주목하면서 중국의 전략가들은 북한의 핵무장이 일본의 강경파들에 핵무장 구실을 제공할 것으로 내심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한 핵무장을 우려하는 한미일 3국과 달리 지금까지 북한 정권의 붕괴 위험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미국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해왔다.

북한의 김정은이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과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면서 동북아시아에 외교위기가 발생했으며 중국 내 재계와 정책전문가들 사이에 미국의 태도에 대한 정책 토론이 벌어졌다고 FT는 전했다.

그리고 만약 정권 교체 없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제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공격이 성공할 경우 이는 올가을 집권 2기를 맞는 중국 시진핑 주석에 국내 정치적으로 부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이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북한 문제에 있어 너무 '약하게' 나갈 경우 좌파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만약 미국이 북한에 '중대한'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 정부가 국내 여론 때문에 가만있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 중국으로서는 다른 모든 이익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기존 대북 정책은 (북한의)체제 유지를 위해 충분한 경제관계를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적절히 억제하는 것이었다. 또 유사시 북한으로부터 국경을 넘어 대량 난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이 친중파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이복형 김정남을 독살함으로써 중국이나 미국에 북한에 대체정권을 세울 선택(옵션)이 없어졌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의 일부 전략가들은 중국이 북한 측에 안전보장을 제의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18일 북한의 핵-미사일 증강으로 한미 양국과 북한 관계를 모두 유지하려던 중국의 중개자 정책이 위태롭게 됐다면서 3국과 균형적 관계에 대한 중국 내 토론이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중국 내 저명 역사학자인 선즈화(沈志華) 화둥사범대 교수가 최근 강연을 통해 중국과 북한 간 전통적 관계를 재고해야 하며 현 정세 아래에서 오히려 북한은 중국의 잠재적 적국이며 한국이 우방이라고 말한 데 대해 강경-온건파 간에 치열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외교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NYT에 "미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중국의 전통적 사고가 깊이 자리 잡고 있으나 변화의 목소리도 크다"면서 북한은 중국에 갈수록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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