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닷새앞두고 테러기도범 2명 체포…후보 공격 계획한 듯(종합)
마르세유서 20대 男 2명 검거…숙소에선 자동소총·폭발물질 다량 발견
대선 주자들, 최근 당국으로부터 "테러 가능성 높다" 경고 들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 2명이 프랑스 정보당국에 긴급 체포됐다.
이들의 거처에선 고성능 폭약을 제조할 수 있는 물질과 자동소총 등이 발견됐으며, 이들이 대선 후보 캠프를 직접 겨냥했다는 프랑스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국내에서 테러를 모의한 23세와 29세 남자를 18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간) 지중해 연안 대도시 마르세유 3구 지역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마티아스 페클 내무장관은 긴급 브리핑에서 "용의자들은 극단주의에 경도된 인물들"이라면서 "수일 내로 대선 직전에 프랑스 본토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열흘 가량 전부터 이들을 추적해온 프랑스 경찰과 국내정보국은 이날 오전 이들의 거처를 전격적으로 습격해 체포하고 증거물들을 압류했다.
숙소에서는 단검과 장검 등 흉기류, 자동소총, 고성능 액체폭탄 TATP를 만들 수 있는 물질들이 발견됐다. TATP는 극단주의 테러집단(IS)이 자주 사용하는 액체형 폭탄으로, 2015년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와 브뤼셀 공항 테러 등에서도 쓰였다.
체포된 이들은 과거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용의자들의 숙소에서 이들이 테러집단 IS에 충성을 서약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수거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현재는 경찰로부터 용의자들의 신병을 넘겨받은 프랑스 국내정보국(DGSI) 요원들이 이들을 상대로 테러 목표물과 배후 세력 등을 캐고 있다.
이들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떤 대상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려 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수사 관계자들은 이들이 대선 후보를 직접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르파리지앵은 이와 관련해 용의자들의 거처에서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신문지도 발견됐다고 보도했고,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도 체포된 용의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선거대책본부를 공격하려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최근 주요 후보 캠프에 이날 체포된 용의자들의 사진도 사전에 보내 경고했다고 LCI 방송이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아직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물을 겨냥해 테러를 모의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일각에선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65) 전 총리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피용 캠프 관계자들은 정부로부터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고를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피용이 지난 14일 방문한 남부 몽펠리에 유세장 인근에 저격수와 대테러 경찰특수부대(RAID)를 배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 바 있다.
중도신당 대선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39) 캠프도 지난 13일 테러 위협 관련 경고를 받고 선거대책본부 보안조치를 대폭 강화했다고 전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프랑스 정부는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하며 테러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내무부는 1차 투표일인 23일과 내달 7일 결선 투표에 대비해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 5만여 명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테러전문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곳곳에 배치해 테러 가능성에 대비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2015년 잇따른 대형 테러 이후 그해 11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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