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남녀가 하는 일, 하늘이 정해줘"…'성차별' 논란

입력 2017-04-18 20:25
홍준표 "남녀가 하는 일, 하늘이 정해줘"…'성차별' 논란

정의당 "여성에 대한 모독"…洪 "전업주부 이야기" 해명

"과거 '이대생 계집애' 발언에 미안…미팅 때 상처받아서"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방송에 나와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고 한 발언이 18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홍 후보는 YTN '대선 안드로메다'에 출연, 집에서도 '스트롱맨'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집사람(이순삼 여사)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고"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것은 하늘이 정해놓은 건데, 여자가 하는 걸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며 "(설거지나 빨래는) 절대 안 한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전업주부다.

그는 자신을 가리킨 "스트롱맨은 '강력한 지도자'라는 뜻이다. 딕테이터(dictator·독재자)와 다르다"며 "쉽게 말하면 '상남자 리더십'이 스트롱맨"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여성의 의무 군 복무 주장에 대해선 "가고 싶은 사람만 가야지, 의무입대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반대하면서도 "대신 군대 가서 고생한 남자들한테는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 소수자에 대해선 "난 그거 싫어한다. 소수자 인권 측면에서 보는 분도 있지만, (성은) 하늘이 정해준 것"이라며 "동성애자, 나는 그것도 아니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 후보는 프로그램에 이화여대 학생이 등장하자 "이대생들한테 내가 좀 미안한 게 있는데…"라고 운을 뗐다. 자신이 지난 2011년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말한 점 때문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농담한 거였다. (대학 시절) 첫 미팅 나온 분이 이대 1학년이었다. (그 여성이) 어느 고등학교 나왔느냐고 묻길래, 제가 나온 데는 (당시) 대구 삼류고였다"며 "그걸 듣자마자 일어서서 나가버렸다. 그래서 그 이후 대학 생활에 미팅을 한 번도 안 갔다. 그때 상처 많이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갖게 된 선입견은) 없다"며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대생들의 역할이 컸다는 주장에 "잘못된 걸 바로잡는 데 이대생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홍 후보는 출연한 여대생이 인문계 학생을 이공계로 전환하는 대학 구조조정에 관해 묻자 "그런 식의 구조조정이 아니고, 대학 전체를 줄여야 한다. 대학생도 줄여야 한다"며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된 인재를 배출하고, 나머지는 기술을 배워서 대학 안 나와도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 당색(黨色)이기도 한 빨간색을 좋아하는 이유로 이름의 영문 이니셜(JP)을 거론하며 "Justice(정의)와 Passion(열정)의 앞글자인데, 러시아에선 붉은색이 정의와 열정"이라며 "붉은색 넥타이를 22년 전부터 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속옷도 빨간색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홍 후보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매우 심각한 성차별 발언이자 일과 가정이 양립해야 하는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는 봉건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변인은 "홍 후보의 망언은 대한민국 모든 여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자 여성유권자들에 대한 '셀프 낙선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홍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그거는 하우스 와이프(전업주부) 이야기다. 같이 벌면 그건 별개의 문제"라며 "커리어 우먼 이야기가 아니고, 내 집사람은 하우스 와이프"라고 말했다.

그는 "커리어 우먼은 같이 버는데, 가사노동도 당연히 같이 이야기해야 한다"며 "나가서 돈 벌고, 돌아와서 너만 밥 지으라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나쁜 놈"이라고 덧붙였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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