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양극화' 극심…3곳중 1곳, 상장사 감사 '全無'

입력 2017-04-19 06:00
수정 2017-04-19 06:31
회계법인 '양극화' 극심…3곳중 1곳, 상장사 감사 '全無'

'빅4' 상장사 절반 감사…'중징계' 안진 비중도 11.6%

안진 고객사 이탈시 '빅4→빅3' 재편…과점 더 심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이 상장사 절반 이상의 회계감사를 과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계법인 3곳 중 1곳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전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등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1천898곳의 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은 108곳이었다. 회계법인 1곳당 상장사 17.6곳을 감사하고 있는 셈이다.

삼일은 상장사 295곳(15.5%)의 감사를 맡아 가장 많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43곳, 코스닥시장 상장사 152곳이다.

이어 삼정 234곳(12.5%), 안진 221곳(11.6%), 한영 200곳(10.5%) 등이다.

삼일은 직원이 1천923명으로 회계법인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삼정은 1천357명, 안진 1천115명, 한영 774명 등이다.

이들 4대 회계법인이 감사를 맡은 상장사는 모두 950곳으로 50.1%에 달했다.

대형 회계법인 4곳이 매년 회계감사를 하는 상장사가 나머지 회계법인들이 감사하는 상장사보다 많았다.

◇ 상장사 감사 회계법인 상위 10곳

┌─────────┬─────────┬────────┬────────┐

│ 회계법인 │ 합계 │ 유가증권시장 │ 코스닥시장 │

├─────────┼─────────┼────────┼────────┤

│ 삼일 │ 295│ 143 │ 152 │

├─────────┼─────────┼────────┼────────┤

│ 삼정 │ 234│ 126 │ 108 │

├─────────┼─────────┼────────┼────────┤

│ 안진 │ 221│ 116 │ 105 │

├─────────┼─────────┼────────┼────────┤

│ 한영 │ 200│ 113 │ 87 │

├─────────┼─────────┼────────┼────────┤

│ 대주 │94│ 23 │ 71 │

├─────────┼─────────┼────────┼────────┤

│ 삼덕 │91│ 31 │ 60 │

├─────────┼─────────┼────────┼────────┤

│ 신한 │71│ 23 │ 48 │

├─────────┼─────────┼────────┼────────┤

│ 안경 │42│ 19 │ 23 │

├─────────┼─────────┼────────┼────────┤

│ 한울 │40│ 10 │ 30 │

├─────────┼─────────┼────────┼────────┤

│ 이촌 │33│ 0│ 33 │

└─────────┴─────────┴────────┴────────┘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NAVER[035420]와 삼성물산[028260] 등은 삼일이 맡았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000660]와 한국전력[015760],현대모비스[012330] 등은 삼정이 감사를 맡았다.

또 시총 3위 현대차[005380]와 SK이노베이션[096770], 기아차[000270] 등은 안진이 감사인이었다. LG생활건강[051900], 롯데케미칼[011170],하나금융지주[086790]주 등은 한영이 감사인이다.

이들 다음으로는 대주가 상장사 94곳(5.0%)을 맡았지만 빅 4와 격차가 컸다. 삼덕은 91곳(4.8%)으로 대주와 5위 자리를 다퉜다.

또 신한(71곳), 안경(42곳), 한울(40곳), 이촌(33곳)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 감사인 현황

┌────────┬──────────────┬─────────────┐

│ 시가총액 순위 │ 상장사 │ 회계법인 │

│ (18일 기준) ││ │

├────────┼──────────────┼─────────────┤

│ 1│ 삼성전자 │ 삼일 │

├────────┼──────────────┼─────────────┤

│ 2│ SK하이닉스 │ 삼정 │

├────────┼──────────────┼─────────────┤

│ 3│ 현대차 │ 안진 │

├────────┼──────────────┼─────────────┤

│ 4│ 한국전력 │ 삼정 │

├────────┼──────────────┼─────────────┤

│ 5│ NAVER│ 삼일 │

├────────┼──────────────┼─────────────┤

│ 6│ 삼성물산 │ 삼일 │

├────────┼──────────────┼─────────────┤

│ 7│ POSCO│ 삼정 │

├────────┼──────────────┼─────────────┤

│ 8│ 신한지주 │ 삼정 │

├────────┼──────────────┼─────────────┤

│ 9│ 삼성생명 │ 삼일 │

├────────┼──────────────┼─────────────┤

│ 10 │ 현대모비스 │ 삼정 │

└────────┴──────────────┴─────────────┘

그러나 상장사 감사를 담당하는 108개 회계법인 가운데 상장사 10곳 이상을 맡은 회계법인은 30곳에 그쳤다.

나머지 회계법인 78곳이 담당하는 상장사는 소수에 그쳤다.

상장사 1곳만을 감사하는 회계법인이 18개에 달했다. 상장사 2곳을 감사하는 회계법인은 20개, 상장사 3곳을 맡은 건 11개, 상장사 4곳을 맡은 건 8개였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회계법인이 164곳인 것을 고려하면 회계법인 중 34.1%인 56곳은 아예 상장사 한 곳도 감사를 담당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계업계의 이런 빅4 구도는 빅3 구도로 더 과점이 심화할 조짐이다.

우선 금융위원회가 5일 안진에 대해 12개월 신규 감사 업무정지 징계를 확정해 안진이 감사를 담당하던 상장사들의 감사인 교체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안진이 감사인인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116곳, 코스닥시장 105곳으로 200곳이 넘는다.

안진을 감사인으로 둔 상장사들은 안진과 비슷한 규모의 대형회계법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어 빅4 체제는 빅3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앞으로 신규 상장회사와 대규모 기업집단, 지배구조 취약기업, 회계 투명성 유의업종은 금융당국의 선택지정 감사를 받는 등 감사인 선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회계법인·감사반 현황

┌───────┬───────────────┬─────────────┐

│ 구분 │ 회계법인 │ 감사반 │

│ ├───────┬───────┼──────┬──────┤

│ │ 감사인 수 │ 구성원 수 │ 감사인 수 │ 구성원 수 │

├───────┼───────┼───────┼──────┼──────┤

│ 100명 이상 │ 11 │6,522 │││

├───────┼───────┼───────┼──────┼──────┤

│ 50명 이상 │ 13 │ 893 │││

├───────┼───────┼───────┼──────┼──────┤

│ 10명 이상 │ 136 │2,830 │ 16 │202 │

├───────┼───────┼───────┼──────┼──────┤

│ 10명 미만 │ 4 │ 35 │254 │ 1,197│

├───────┼───────┼───────┼──────┼──────┤

│ 합계 │ 164 │10,280│270 │ 1,399│

└───────┴───────┴───────┴──────┴──────┘

현재 회계법인 164곳 중 직원이 100명 이상인 회계법인이 11개, 50~100명 13개, 10~50명 136개, 10명 미만 4개 등이다. 소규모 감사반은 직원 10명 이상이 16개, 10명 미만이 254개 등 270곳이 있다.

k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