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부패 '저승사자' 감찰팀장도 첫 낙마…'성역없는 사정'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반(反)부패 사정작업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감찰팀장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서며 '성역없는 사정'을 내세우고 있다.
18일 중신망에 따르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전날 감찰부 홈페이지를 통해 중앙순시조의 장화웨이(張化爲) 조장에 대해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 조장은 이로써 시진핑(習近平) 18기 체제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낙마한 중앙순시조 조장이자 최고위 사정간부가 됐다.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작년말 "스스로 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의 시범 케이스로 앞으로 반부패 활동이 성역 없는 내부 사정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장 조장에 앞서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해 2월 4차례의 순시조 활동에서 부조장을 맡았던 허자톄(賀家鐵) 후베이(湖北)성 조직부장에 대해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했다.
당 우위의 중국에서 검찰, 경찰보다 앞서는 최고위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각급 당정, 기업에 여러 팀의 중앙순시조를 파견, 간부들의 부정 부패와 위법 행위를 조사 감찰하기 때문에 순시조는 관리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린다.
순시조 업무를 10여년간 해온 장 조장은 지난 5년간 6차례에 걸쳐 후난(湖南)성, 랴오닝(遼寧)성, 국가체육총국, 전력회사 등에 대한 감찰활동을 벌여왔다. 일찌기 1990년대 최고위직 부패 사건이었던 청커제(成克傑)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주석의 밀수 비리 사건을 파헤친 바 있다.
이후에도 그의 조사로 후난(湖南)성 정협 부주석, 랴오닝성 정협 부주석이 낙마했고 국가체육총국에서도 주요 간부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차이신(財新)망에 따르면 장 조장의 낙마는 최근 금융 분야의 비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낙마설이 돌고 있는 장시우(張喜武)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부주임에 연루됐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장 부주임은 대형 국유기업 선화(神華)그룹 회장을 지낸 인물로 장 조장은 2012년 4월 기업과 금융 분야에 대한 감찰에 나섰을 당시 선화그룹의 닝샤(寧夏) 석탄사업 조사를 맡은 바 있다.
이후 중앙순시조가 선화그룹 감찰에 나서면서 석탄사업 관리, 권한심사 등 과정에서 뇌물이 오간 단서를 포착해 경영진들이 대거 낙마했기 때문에 이번 두 장(張)씨 고관의 낙마도 이 사건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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