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진 "대기오염이 행복에 배우자 결별만큼 나쁘다"

입력 2017-04-18 00:00
英 연구진 "대기오염이 행복에 배우자 결별만큼 나쁘다"

10만명 영국가구종단연구와 대기오염 분석후 "상당한 상관관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대기오염이 행복에 미치는 악영향은 실직이나 배우자 결별 등 인생의 중대사건에 견줄 만하다."

영국 요크대학 사라 나이트와 피터 하울리는 '깨끗한 공기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삶의 만족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농도 사이에 "상당한 부정적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면서 이같이 비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1991년 시작된 에섹스대학의 영국가구패널조사(BHPS)와 2008년 이 조사가 통합흡수된 영국가구종단연구(UKHLS)에서 나온 삶의 만족과 관련한 데이터들과 환경부의 대기오염 세부자료와 비교분석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두 조사는 똑같은 가구들을 매년 한 차례 설문 조사해 사회·경제적 변화를 관찰하는 종단연구다. 특히 4만가구,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가구종단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로 사회·경제 변화를 위한 수많은 다른 연구에 원자료로 이용된다.

두 연구자는 이런 결론과 더불어 실업이나 배우자 결별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질소산화물에 노출된 점을 고려하면 사회가 질소산화물 감축으로 얻을 혜택이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질소산화물 농도 최고치는 수도 런던에서 기록됐다. 런던이 유럽 최악인지는 모호하지만 런던 도심의 메리본가(街)의 연평균 질소산화물 농도는 유럽연합(EU) 허용 상한치의 두 배를 넘는다.

연초 공개된 유럽환경국(EEA)의 '유럽 대기 질: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 EU 28개국에서 7만1천명의 조기사망에 이산화질소(NO₂)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2만1천40명)·영국(1만1천940명)·독일(1만610명)등이 1만명을 넘었다.

이와 관련,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최근 "대기오염 문제에 계속 직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의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에 동의한다"며 "나쁜 대기는 암, 비만, 심혈관질환에 이어 보건에 4번째로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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