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올랑드, 멜랑숑 또 비판…"통치능력 없고 좌파 대변 못해"
멜랑숑 "올랑드, 개인적 증오심에 눈멀어" 반격
"르펜은 파시스트" 시위 격화…경찰 최루탄 쏘며 진압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상승세를 타고 결선진출을 노리는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65)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간에 2차 설전이 이어졌다.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48)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등 대선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대선 국면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멜랑숑을 좌파 포퓰리스트로 규정하고 맹공격한 올랑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작심한 듯 멜랑숑을 또다시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5 방송과 인터뷰에서 "멜랑숑은 통치능력을 갖춘 좌파진영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그에게는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올랑드는 멜랑숑의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공약에 대해 "후폭풍 없이 나토를 탈퇴할 수는 없다"면서 "미테랑 대통령의 후계자를 자처하면서 강한 유럽 건설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현 집권당인 사회당을 창당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유럽통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멜랑숑은 급진좌파 진영에 투신하기 전 35년간 사회당에 몸담았다.
올랑드의 멜랑숑에 대한 공격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3일에도 주간지 르푸앵과 인터뷰에서 "멜랑숑은 선거운동은 이성이 아닌 감정에 치우쳤다"면서 "나쁜 선거운동",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등의 용어를 써가며 비판했다.
올랑드의 이런 발언들은 멜랑숑을 '무책임한 극좌파 포퓰리스트'로 보는 중도좌파 사회당 주류의 인식을 그대로 대변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랑드는 인터뷰에서 극우 후보 마린 르펜에 대해서도 "르펜이 만약 대통령이 되면 내가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랑드의 공격에 멜랑숑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지역신문 웨스트프랑스와 인터뷰에서 "그의 개인적인 증오심이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며 "내 지지율이 18%가 됐을 때 나쁜 선거운동을 한다고 비판했는데 르펜이 30%에 육박했을 때는 대체 뭐라고 발언했느냐"고 반문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극우 후보 르펜에 대한 견제는 별로 하지 않으면서 막판에 지지율이 급상승한 자신만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멜랑숑은 현재 선두권인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39)과 극우진영 마린 르펜(48)을 3∼5%포인트 차이로 맹추격하고 있다.
멜랑숑은 자신을 극좌파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나는 극좌파가 아니며 유럽연합 조약들을 탈퇴하겠다는 공약 역시 합리적인 도박"이라고 강조했다.
멜랑숑은 17일(현지시간) 툴루즈 유세에서는 자체 추산 7만명(경찰추산 4만)의 지지자를 결집하며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한편, 1차투표 지지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마린 르펜을 '파시스트'로 비판하는 시위도 파리 외곽과 시내에서 열렸다.
16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센생드니 지역에서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에 반대하는 시위가 조직돼 파리 시내까지 집회가 이어졌다. 급진좌파 정치단체들과 노조 연맹들이 주도로 조직된 집회에는 400여 명이 모여 "난민들과의 연대", "파시즘은 고름이다. 제거하든지 터뜨려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위는 점차 격화돼 오후에는 검은 옷에 두건을 쓴 시위대 50여 명이 경찰에 돌을 던지는 등 폭력양상을 띠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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