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권한대행·펜스, 北中에 강력 경고…'코리아 패싱' 우려 차단

입력 2017-04-17 17:58
黃권한대행·펜스, 北中에 강력 경고…'코리아 패싱' 우려 차단

펜스, '美軍의 힘' 언급하며 "시험말라"…黃 "北도발 강력 징벌"

한미, 사드 조속 배치 재확인…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비판

한미 동맹이 핵심축 평가…펜스 "모든 문제 한국과 긴밀 의논" 약속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이한승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17일 회동은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위기 국면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강도로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북핵 불용 입장과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에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드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북한은 우리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하거나 미군의 힘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황 권한대행 역시 '글로벌 대북 압박망(網) 강화'를 언급한 뒤 "추가 도발 시에는 강력한 징벌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25일)을 전후로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미 양국이 북한에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중국을 향해서도 북핵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확고한 공통 인식을 전달했다. 그동안 국제사회 대북 제재망의 구멍으로 지목된 중국을 향해 이번에는 확실하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북한을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데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만일 중국이 북한을 대처하지 못하면 미국과 동맹국이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는 한미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한국 안보를 위한 포괄적 방어능력 강화를 언급했다.

이는 중국의 미협조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우리 기업 등을 상대로 경제적 보복 조치에 나선 것과 관련해 펜스 부통령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고, 황 권한대행은 "부당한 조치가 조속히 중단되도록 (한미 양국이) 함께 노력키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황 권한대행과 펜스 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핵심 축(linchpin)"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한국과 모든 문제에 있어 긴밀히 공조하고 의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북핵 위기 대응 과정에서 미국이 당사국이자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설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한미간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를 직접 확인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우려를 불식시키는 의미도 있다.

이와 함께 펜스 부통령은 정권 변화기의 혼란에 따른 안보 우려와 관련, "5월 9일 선거 결과가 어떻든 한국의 안전과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력한 한미동맹,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 북한 문제 대응시 한국과 협의,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메시지 등 현 시점에 필요한 메시지는 충분하고 강하게 다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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