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재판 넘긴 검찰 "부실수사 아냐" 30분간 '진땀' 해명

입력 2017-04-17 17:32
우병우 재판 넘긴 검찰 "부실수사 아냐" 30분간 '진땀' 해명

檢 "명예 걸고 철저히 수사…공소유지 열심히 할 것" 강조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 "검찰 명예를 걸고 철저히 수사해 죄가 있으면 엄벌하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인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에 넘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수사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전한 소회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간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정리하고 그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다.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실수사' 지적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것을 의식한 듯 검찰은 이날 오후 70분간 진행된 수사 결과 발표에서 30여분을 우 전 수석 수사의 '정당성'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배임·횡령, 변호사 시절의 사건 불법 수임 및 탈세 등을 비롯한 개인비리 의혹, 민정수석 시절 직권남용 의혹 등의 수사 과정과 그 결과를 두루 언급했다.

특히 ▲ 외교부 공무원 부당 인사 조처 ▲ 공정거래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표적 감찰 ▲ 민간인 사찰 등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혐의가 공소사실에서 제외된 배경을 해명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우 전 수석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게 아니라 보완 수사 끝에 범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제외했다는 취지다.

2014년 광주지검이 세월호 참사 때 인명 구조 책임을 소홀히 한 해양경찰을 압수수색 하려 하자 이를 무마하려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도 전후 사실관계와 함께 무혐의 처분 배경을 설명하는데 진력했다. 결국, 압수수색은 이뤄졌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적용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직권남용으로 인해 검찰이 권리행사를 못 했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한 결과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 청문회에서 우 전 수석이 당시 검찰 수사팀장에게 그러한 취지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밝힌 부분이 위증에 해당해 이를 공소사실에 포함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한 위증죄의 형량과 1천만원 이하 벌금도 물릴 수 있는 직권남용죄의 형량까지 비교하며 '봐주기 수사'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차장은 "무슨 봐주고 말고 살살 하고 이런 건 있을 수가 없다. 우리 수사팀 검사가 30명이 넘는다. 봐주고 하면 세상에 비밀이 있나.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는 점 자부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더는 우 전 수석에 대해 오해나 곡해가 없었으면 한다. 앞으로 공소유지 열심히 해서 법정에서 잘 대처하겠다"고 부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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