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아흔에 '위안부' 해외증언 나서는 이옥선 할머니
20∼21일 상하이 미국학교 초청 '고난 딛고 선 사람들' 증언
(광주=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오는 20∼21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피해 경험을 증언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을 찾았던 이 할머니는 나이 아흔에도 "내 목소리로 직접 들려주고 싶다"며 해외원정 증언활동을 마다치 않고 있다.
이 할머니는 상하이 미국학교(SAS)가 '인생의 고난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란 주제로 마련한 행사에 초청돼 학생들을 대상으로 증언한다.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으로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고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6월 58년 만에 귀국해 이듬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했다.
이후 가족을 만나러 개인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적은 있으나 증언을 위한 중국 방문은 처음이어서 소회가 남다르다고 한다.
위안부로 고초를 겪을 당시 일본군 도검에 찔려 손과 발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있고 그때 당한 구타의 후유증으로 치아가 빠지고 청력이 떨어져 지금도 불편을 겪고 있다.
귀국 전부터 앓던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 보행이 자유롭지 못해도 초청장이 오면 국내외 어디든 주저하지 않는다.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일본, 호주 등지를 거의 매년 방문해 '위안부' 참상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2013년에는 미국, 독일, 일본 3개국 12개 도시를 오가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 적도 있다. 당시 도시 간 이동거리(약 5만㎞)만 지구 한 바퀴(4만120㎞)가 넘는 '인권 대장정'이었다.
지난해에도 강일출(89) 할머니와 함께 미국 대학 등으로 해외 순회 증언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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