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선 폭침' 인니 女장관, 일본 만화에도 등장 인기몰이

입력 2017-04-17 14:10
'외국어선 폭침' 인니 女장관, 일본 만화에도 등장 인기몰이

불법조업 외국 어선 318척 나포해 폭발물로 수장시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49년째 연재 중인 일본의 최장수 만화 '고르고 13'에 불법조업 외국 어선 수백 척을 가라앉힌 인도네시아의 여성 장관이 깜짝 등장하는 등 외국에서까지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르고 13의 작가 사이토 다카오(81)는 일본 쇼가쿠칸(小學館)의 만화잡지 '빅코믹' 2016년 12월호 연재본에서 수시 푸지아투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을 등장시켰다.

수시 장관은 2014년 10월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무려 318척의 외국 어선을 나포해 침몰시킨 인물이다.

침몰 어선 선적은 베트남과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파푸아뉴기니 등 다양하다.

특히 그는 단순히 배를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폭발물을 설치해 수십 척을 일거에 폭파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일약 해양주권 수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수시 장관은 사이토 다카오의 만화 속에서도 자신의 상징처럼 된 선글라스와 군복 차림으로 등장해 "중국을 비롯해 어떤 나라의 배도 우리 바다를 넘볼 수 없다"면서 외국 선박들을 그 자리에서 폭파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일본 역시 중국 어선의 영해침입과 불법조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에 수시 장관의 거침 없는 행보가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이토 다카오는 일본 극화(劇畵) 만화계의 거장으로 1968년부터 살인청부업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인 고르고 13을 연재해 왔다. 40여 년간 단 한 차례도 연재를 쉬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수시 장관은 일본 만화에 실린 자신의 모습이 최근 화제가 되자 페이스북에 "모든 국가가 협력하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글을 올렸다.

올해 8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수시 장관은 와카야마에 사는 사이토 다카오를 직접 방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