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국유기업 감독당국 고위직 잇단 비리 조사설
샹쥔보 보감회 주석 이어 감독부처 反부패 사정 강화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샹쥔보(項俊波·60)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의 비리 낙마에 이어 은행, 국유기업을 총괄하는 기관의 고위직들이 잇따라 조사 대상에 오르고 있다.
차이신(財新)망은 17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양자차이(楊家才·56) 주석조리(차관보급)가 돌연 낙마한 뒤 그의 부인과 아들에 대해서도 전례없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 주석조리는 지난 10일 은감회에서 아무런 업무를 맡지 않게 되면서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을 개연성을 높였다. 인사, 비은행 금융기관 등 그의 담당 업무는 차오위(曹宇) 부주석에게로 이관됐다.
차이신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날 양 주석조리의 부인과 아들도 조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받았다며 이런 상황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양자차이 사건이 샹쥔보 보감회 주석이 지난 9일 당 규율 위반 혐의로 연행돼 조사를 받은 직후에 터졌다는 점에서 그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 주석조리가 과거 은감회 한 부서에서 4대 은행 감독을 맡고 있을 때 샹 주석이 농업은행 행장을 지내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이들이 서로 접촉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차이신망은 이들의 비리가 얽혀있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양 주석조리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한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 이 사건에 개입한 교통은행 최고리스크관리자(CRO) 양둥핑(楊東平·61)이 사기업에 대출 지원을 받게 해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고 있다.
양둥핑과 양자차이는 후베이성 근무 시절 업무교류가 많아 관계가 매우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궈수칭(郭樹淸) 은감회 주석이 부임해온 이래 은감회는 그간 이뤄진 모든 준법 및 반부패 규정 문건을 재점검하고 있는 중이라고 인민일보가 전하기도 했다.
상하이의 한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양 주석조리의 부인도 장부에서 거액의 불투명한 자금이 발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 인턴을 거친 그의 아들 양하오(楊昊)도 2011년 1천550만 위안의 자본금을 들여 후베이에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세차업체인 콴투(寬途)자동차서비스유한공사를 창업한 인물이다.
한편 국유기업 총괄 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장시우(張喜武·59) 부주임에 대해서도 지난주 국자위 당위원회가 개최한 학습회의에 불참하면서 비리 조사설이 불거지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 출신의 장 부주임은 오랫동안 대형 국유기업 선화(神華)그룹에 근무하며 2014년 2월 국자위 부주임으로 이동해 국유기업 개혁 등을 주도했던 인사로 국자위내에서 서열 3위의 인물이다.
잇따르는 감독당국 고위직 낙마는 최근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반부패 드라마 대작인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가 인기를 끌면서 반부패 개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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