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10주기…"그날의 공포 여전히 생생"
희생자 가족·생존자·주민 2만명 방문…밤까지 촛불추모 이어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16일(현지시간) 꼭 10년을 맞이했다.
이날 버지니아 주 블랙스버그에 위치한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에서는 온종일 희생자 32명에 대한 10주기 추도식이 이어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총기난사 10년을 맞아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와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해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 주민 2만여 명이 캠퍼스를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사건 당시 주지사였던 케인 상원의원은 "지금도 그날의 공포가 생생하다"면서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과 함께 역경을 극복해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07년 4월 16일 오전 7시 15분∼9시 45분까지 2시간 30분간 총격범 조승희가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고 자살한 사건이다.
교내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 기숙사와 강의실인 노리스 홀 등에서 2차례에 걸쳐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32명이 총상으로 목숨을 잃었고 29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던 조승희는 범행 당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미국 영주권자였으며 7세 때 미국에 이민을 간 이민 1.5세대였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해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가 발생하기 전까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 살인사건으로 기록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캠퍼스 안전과 총기 규제와 관련한 여론이 비등했다. 지금도 캠퍼스 내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에서는 첫 번째 사례로 꼽고 있다.
매콜리프 주지사와 그의 딸은 10년 전 조승희가 노리스홀에서 총기를 난사한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43분 조화가 쌓인 당시 사건현장을 방문했다. 찰스 스테커 전 총장과 티머시 샌즈 현 총장도 추도식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추도식장에 나와 희생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에서 묵념을 했다. 사건 현장인 노리스홀을 비롯해 캠퍼스 곳곳에서는 이날 자정까지 촛불 추모가 이어졌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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