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 잊었나…국방부, 병영문화 담당부서 폐지 확정

입력 2017-04-17 11:37
수정 2017-04-17 11:40
윤일병 사건 잊었나…국방부, 병영문화 담당부서 폐지 확정

국방부, 직제시행규칙 개정령안 입법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가 예술문화계와 군내 반대 여론에도 병영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의 폐지를 확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17일 '국방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령안은 국방부 조직 진단 업무를 맡는 진단평가담당관, 다자안보정책과, 군무원정책과를 신설하고 사이버정책담당관실에서 사이버기술팀을 분리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국방부 문화정책과를 폐지하고 정신전력정책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정책과는 우리 군의 병영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장병들에게 '무형의 전력'인 정신문화를 심어주는 국방부의 중요한 부서 중의 하나이다. 병영문화 예산을 확보하고 각 군에서 수립하는 병영문화 정책을 통합 조정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 2014년 전우들의 폭행으로 숨진 윤일병 사건이 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오자 국방부는 병영문화를 일대 쇄신하겠다면서 병영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해왔다.

아직도 병영에서 구타와 폭행, 가혹행위, 언어폭력 등이 사라지지 않아 병영문화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담당 부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비등하다.

국제펜클럽한국본부·한국문인협회·한국작가회의·한국소설가협회·한국시인협회 등 문학 5단체는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국방부의 문화정책과 폐지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장병들의 정서 함양과 병영문화 개선에 더욱 주력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국방부는 문화정책과의 핵심 업무 가운데 '대외 문화행사 지원 및 협력', '민간 영상매체 제작 등 군 문화에 대한 지원', '군악 및 군악연주회에 관한 사항' 등을 국방부 다른 부서로 이관할 계획이다.

이들 업무는 군과 민간 간 문화교류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국방부는 "대부분의 국방 문화 정책 업무는 국방부 정신전력정책과에서 그대로 수행할 예정이며, 군악 행사 및 군가연주회 개최 등 집행 업무는 국방부근무지원단에 이관해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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