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소 좀 구해주세요"…강원 동물구조 매년 증가
축사 구조물에 끼거나 탈출동물포획 등 3년간 244건 구조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저희 소 좀 구해주세요."
지난달 24일 낮 12시 48분께 강원도 소방본부 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이 키우는 소의 머리가 축사 철문 틈에 끼어 소 주인이 스스로 구조해보려다 여의치 않자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119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타깝게도 소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17일 강원도 소방본부가 축산 농가 동물구조 출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14∼2016년)간 동물구조출동 횟수는 244건이다.
2014년 73건, 2015년 84건, 2016년 87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대부분 소 머리나 다리 등이 축사 구조물에 끼이는 사고였다.
지역별로 봐도 횡성 45건, 홍천 38건, 철원 30건, 원주 19건, 춘천·강릉·영월이 각각 15건 등 한우 농가가 많은 곳에서 동물구조 요청이 잦았다.
닭이나 돼지 등은 소보다 몸집이 작고 가벼워 구조가 쉽지만, 소는 무게가 400∼1천㎏에 달해 농가에서 자체 구조하기 쉽지 않다.
장정 몇 명이 달려들어야 겨우 구조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소를 이미 고령화된 농촌 주민들이 구조하기는 더 어렵다.
소가 축사를 탈출하는 경우도 잦다.
축사를 탈출한 소는 도로를 활보하다 차에 치이거나 찾기 어려운 산속으로 달아난 뒤 돌아오지 않아 주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멧돼지와 달리 마취총을 함부로 사용했다가 소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값비싼 솟값을 되레 물어줘야 할 수도 있어 119구조대나 경찰이 포획에 진땀을 빼기도 한다.
박태원 도 소방본부 종합상황실장은 "농가에서 가축이 축사 구조물에 끼는 등 위험에 처하면 무리하게 구조하려 하기보다 유압 장비 등 구조 장비를 갖춘 119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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