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컨소시엄안 입장 변함없다"…박삼구 회장 선택은

입력 2017-04-17 10:43
산은 "컨소시엄안 입장 변함없다"…박삼구 회장 선택은

금호그룹 "산은 공문 검토하고 입장 정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073240] 매각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박 회장 측에 보냈던 주주협의회 결과 안내 공문과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산업은행의 이번 공문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요청에 대한 회신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12일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한 의견을 이날까지 공문으로 보내달라고 산업은행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회신이 없으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 문제, 금호타이어의 채무조정,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 등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매매조건을 완전히 통지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매매조건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혀야 한다.

박 회장이 이 세 가지 내용을 채권단한테서 듣지 못했으니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는 것이 금호그룹의 논리다.

산은은 이에 대해 지난 30일 주주협의회 결과를 알리는 공문에서 박 회장 측에 채권단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금호산업[002990]이 보유하고 있어 매수·매도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금호타이어의 채무 조정은 거래 종결 기한 내에 채권기관이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산은은 주장했다.

또한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를 박 회장이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봤다.

박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허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재논의한다'는 채권단 합의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이 이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힘에 따라 공은 다시 박 회장 측으로 넘어가게 됐다.

박 회장 측은 우선매수권 행사 시한이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산은은 그 시한을 19일로 못 박은 상태다. 박 회장이 19일까지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박 회장 측은 그동안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해온 만큼 일단 포기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제2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산은에 재차 공문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산은의 회신이 없으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더블스타와 채권단 간 매각절차가 6개월 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권이 부활하는 점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풀이된다.

산은과 박 회장 간 맺은 우선매수권 약정서에 이런 내용의 조항이 들어 있다.

금호그룹이 법적 소송이나 여론전 등의 수단을 동원해 매각절차를 지연시키고서 다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문의 내용을 검토하고서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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