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조정 우정사업본부도 찬성…사채권자집회 가결유력(종합)
국민연금 찬성 이후 분위기 반전…줄줄이 '찬성표'
신협·수협·KB자산 등 '큰 손'도 채무재조정 동의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17∼18일 이틀간 예정된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 통과가 유력시된다.
첫 사채권자집회를 9시간 30분 앞둔 17일 새벽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 동의 의사를 밝힌 이후 우정사업본부, 신협, 수협 등 기관투자자들이 줄줄이 채무 재조정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으로부터 신규 자금 2조9천억원을 지원받아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다시 한 번 정상화를 위한 항해를 할 수 있게 된다.
17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 회사채를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이 보유한 우정사업본부(1천600억원)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채무 재조정에 모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오전 10시에 열리는 첫 사채권자집회를 앞두고서다.
첫 사채권자집회는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천억원의 채무 재조정을 위한 것으로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과 같은 4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가운데 대우조선 회사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3천900억원)은 앞서 채무 재조정에 찬성한다는 서면 결의서를 대우조선 측에 제출했다.
대우조선은 이틀간 다섯 차례의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회사채 1조3천500억원 가운데 50%를 출자전환(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받는 것)하고, 나머지 50%는 만기 3년 연장·3년 분할 상환에 동의해 달라는 안건을 올린다.
집회마다 참석 채권액 기준 3분의 2, 전체 채권액 기준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채무 재조정안이 가결된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회사채 보유량이 500억원 이상인 신협(900억원), KB자산운용(600억원), 수협중앙회(600억원), 산업은행(600억원)도 채무 재조정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은행·금융투자·보험 관련 기관투자자 가운데선 하이투자증권(400억원), 교보생명(400억원), 전북은행(200억원), 현대해상(200억원), 동부생명(100억원), 동부화재(100억원)가 채무 재조정에 찬성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400억원)와 증권금융(200억원)은 국민연금보다 먼저 채무 재조정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국민연금의 결정을 확인해 본 뒤 태도를 정한다는 입장이었기에 이날 오전까지도 사채권자집회 전회 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국민연금의 찬성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날 오후 5시 사채권자집회도 찬성 채권액이 3천400억원을 이미 넘겨 가결이 확실시된다.
이 집회에선 대우조선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은 오는 21일 만기 회사채 4천400억원의 채무 재조정이 있다. 국민연금이 4천400억원 중 2천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국민연금 반대 시 부결되며 채무 재조정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대우조선 회사채에는 한 회차가 부도가 나면 나머지 회사채도 줄줄이 부도를 맞는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연쇄지급불능)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찬성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자만으로도 5차례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모두 가결되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도 대우조선 회사채 1천3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회사채의 10% 정도인 데다 참석이 어려워 기권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변수는 아니다. 기권할 경우 다른 참석자들의 찬반 비율대로 표가 배분된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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