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적응' 추신수, 추추트레인 다시 달린다
시즌 1호 홈런·2루타 치며 타율 0.263으로 반등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여러 가지 변화로 2017시즌을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포지션 이동이다.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줄곧 외야수로 경기에 출전해왔다.
2014년부터 둥지를 튼 텍사스에서도 우익수가 추신수에게 가장 익숙한 자리였다.
그런데 올해 추신수는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올 시즌 들어 10경기 중 9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우익수로는 한 번 나왔다.
제프 베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올해 '건강한 추신수'를 원한다.
'건강하기만 하면,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선수'라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추신수는 작년 '건강'이라는 전체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는 잦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4번이나 올랐다.
한 시즌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48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옮긴 것은 그가 좀 더 꾸준히 경기에 나오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텍사스는 또 노마 마자라, 유릭슨 프로파르, 카를로스 고메스, 라이언 루아 등을 외야수로 기용해 좀 더 유연하게 라인업을 짤 수 있다.
추신수도 이를 받아들이고 지명타자로 이동했다. '팀이 우선'이라는 마음에서다.
새로운 위치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추신수는 개막 후 9경기에서 타율 0.229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는 없었고 타점도 2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17일(한국시간) 추신수의 10번째 출장 경기에서 장타와 타점이 동시에 폭발했다.
추신수는 이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시애틀과 벌인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텍사스의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홈런·2루타) 5타점 1득점 1볼넷 1삼진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을 0.229에서 0.263(38타수 10안타)으로 끌어 올렸다.
첫 타석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트렸다.
추신수는 0-1로 밀린 2회초 1사 1, 2루에서 시애틀 선발투수 아와쿠마 히사시의 초구인 시속 117㎞ 커브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3회초 2사 1, 2루에서는 이와쿠마의 시속 135㎞ 스플리터를 밀어쳐 좌익수 왼쪽을 깊게 찌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추신수의 시즌 1호 2루타다.
정교함에 힘이 더해져 만점 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은 9회말 마무리투수 샘 다이슨의 난조로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추신수의 부활을 반겼다.
건강을 유지하면 '추추트레인'으로 명성을 떨치던 추신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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