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장관 "IMF의 美보호주의 경고는 헛소리"
"中·日·유럽이 훨씬 더 보호주의"…무역불균형에 다시 맹공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의 미국 보호주의에 대한 경고는 "헛소리"(rubbish)라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과 유럽, 일본의 대규모 무역흑자에 대해 새로운 공격을 퍼부었다.
억만장자 투자자 출신으로 5천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책임을 진 로스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 총재 등의 보호주의 비판은 분명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는 주요국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와는 가장 거리가 멀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럽보다 훨씬 덜한 보호주의자다. 우리는 일본보다 훨씬 덜한 보호주의자다. 우리는 중국보다 훨씬 덜한 보호주의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또 이들 3개 지역 모두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본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유무역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실행하는 것은 보호주의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무엇인가 할 때마다, 작은 것조차도 그들은 보호주의라고 부른다. 이는 헛소리"라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에서 다소 온건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조짐 속에 나왔다.
트럼프는 선거 공약과 달리 지난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 게리 콘 같은 국제주의자들이 경제 국수주의자들과의 정책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두 진영에 다 걸친 로스 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을 여전히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브레턴우즈 체제가 불평등한 상태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가르드 총재 등이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를 부풀린 현 체제를 유지하려고 정치적인 슬로건을 내세운다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우리는 지금 같은 방식이 좋으니 당신이 무너뜨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들이 실제로 하는 말"이라면서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은 세계 나머지 나라의 무역흑자를 삼키는 (미국의) 적자가 계속되도록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드르 총재는 지난주 연설에서 "보호주의의 칼"이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라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구조"의 방어를 촉구했었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 보호무역 문제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스 장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이번 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되살리려 하는 것에 대해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없이 TPP를 하는 것은 타당성이 별로 없다"면서 "미국이 새로운 TPP를 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