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대선 D-7] ②유력 후보들 면면은…30대·극좌·극우 각양각색

입력 2017-04-16 07:10
수정 2017-04-17 17:21
[프랑스대선 D-7] ②유력 후보들 면면은…30대·극좌·극우 각양각색

마크롱, 최연소 대통령 도전…르펜은 두번째, 멜랑숑은 다섯번째 출마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번 프랑스 대선에는 대통령제를 도입한 제5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모두 11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극우에서부터 극좌까지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5명의 주요 후보의 면면과 공약을 살펴본다. 순서는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11곳의 1차투표 지지도의 평균치를 따랐다.

▲마린 르펜(48) = 극우정당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후보로 지난 2012년 대선에 이어 두 번째로 대권에 도전한다. 부친 장마리 르펜으로부터 당 대표를 이어받았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외국인 혐오 발언을 일삼았던 '극우 원조'인 아버지와 다툼 끝에 그를 쫓아내고 국민전선에서 극우 이미지를 탈색하려 노력해왔다.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 보호무역 장벽 건설, 프랑스 근로자를 채용하는 자국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 난민 수용 규모 대폭 축소, 경찰력 강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강한 민족주의적 성향의 우파 포퓰리스트로 평가된다. 이번이 두 번째 대권 도전으로, 처음 대선에 출마한 2012년 1차투표에서 17.9%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39) =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내다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사회당 정부인 올랑드 정권에서 대표적인 경제 '우클릭' 정책인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해 왔다.

기존의 좌·우 진영정치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중도계열의 신당 '앙 마르슈'('전진'이라는 뜻)를 창당해 대선 후보로 나섰다. 합리적 중도세력을 표방하고 있지만 좌도 우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을 가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24세 연상의 고교시절 선생님과 결혼에 골인한 세기의 러브스토리로도 유명하다. 주당 노동시간 35시간 유지, 노동유연성 강화, 유럽연합 역할 확대, 법인세 인하, 부유세 축소, 국방예산 증액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장뤼크 멜랑숑(65) = 좌파 단체들의 연대체인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대선 후보로 급진좌파로 분류된다. 35년간 기성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당에 몸담으며 리오넬 조스팽 총리 내각에서도 일했지만, 결국 사회당과 결별하고 비주류인 극좌파 연대에서 활동해왔다.

르펜과 마찬가지로 반(反) 유럽연합, 반(反)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즉각 탈퇴보다는 프랑스 우선주의에 기반한 재협상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무상의료, 월 3만3천 유로(3천900만원) 이상의 소득에 세율 100% 부과, 공공분야 임금 인상, 보호무역 등의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유튜브와 트위터 등 SNS를 후보 중 가장 잘 활용한다는 평가 속에 젊은 층을 파고들고 있다. 과거 네 차례 대선에 출마했으며 2012년 1차 투표에서는 11.1%를 득표했다.

▲프랑수아 피용(63) = 현 제1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 후보로,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다. 작년 11월 공화당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중도우파의 거물 알랭 쥐페 전 총리를 누르고 후보로 확정됐을 때까지만 해도 그가 차기 대통령 '부동의 1순위'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와 두 자녀를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허위채용해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지금은 멜랑숑과 함께 3위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유럽연합 강화, 경찰력 증원, 정부 예산 삭감, 공공분야 일자리 50만개 감축, 주당 노동시간의 35시간 상한제를 폐지하고 공공부문에 한해 39시간으로 연장 등을 정통적 우파성향의 공약들을 제시했다.

▲브누아 아몽(49) = 집권 사회당 경선에서 마뉘엘 발스 전 총리를 누르고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교육장관을 잠깐 역임했으나 노동개혁 등 현 정부의 '우클릭' 경제정책들에 반발해 4개월 만에 장관직을 박차고 나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 경제대 교수가 그의 캠프에 합류해 화제를 모았지만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멜랑숑과 좌파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멜랑숑의 거절로 연대에는 실패했다. 현 정부의 역대 최저 지지율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월 750유로의 기본소득 보장, 로봇세 징수, 교사 및 의료인력 확대, 공공예산 확대, 법인세 인상 등을 내걸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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